제3344화
“나쁜 놈!”
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
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
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
“소희야. 그 사람, 갔어.”
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
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응.”
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
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
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
“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
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
“서인!”
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
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
“정말 대단해.”
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유진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