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0화
임지언은 안경을 밀어 올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로서 정말 부끄럽네. 유진이 마음을 전혀 몰랐어.”
임구택이 덧붙였다.
“형수는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둘 사이에 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 형한텐 말 안 했던 거죠.”
임시호는 구택의 말에서 무언가를 느꼈지만, 당장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노정순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 나이 차가 열 살은 되지 않아?”
구은태가 급히 말했다.
“열 살은 안 돼요.”
그때 은정이 노크를 하고 들어섰고, 방 안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 은정은 아버지 구은태를 한번 바라보고, 소파에 앉아 있는 임시호 부부를 향해 정중히 말했다.
“죄송해요, 어르신. 좀 더 일찍 찾아뵙고 유진이와의 관계를 말씀드렸어야 했어요.”
임시호는 가볍게 웃었다.
“말은 해야지. 우리 손녀딸을 언제 그렇게 홀랑 데려갔어?”
은정은 약간 당황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유진이에게 진심이에요.”
임시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혹시 우리 유진이한테 억지로 떠밀린 건 아니고?”
은정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지만, 그 한마디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곧이어 임시호는 진지하게 물었다.
“근데 너희 둘이 이렇게 되면 족보는 어떻게 되는 거냐?”
은정은 바로 대답했다.
“제가 맞출게요. 하지만 어르신과 저희 아버지 사이의 호칭은 예전 그대로 유지하세요.”
임시호는 고개를 돌려 구은태를 보며 물었다.
“이거 괜찮겠나?”
구은태는 여유롭게 웃었다.
“은정이가 스스로 족보 문제를 뛰어넘은 걸 보니, 진심이라는 게 느껴지네. 그게 아니었다면 저도 이 자리에 오지 않았겠지.”
구택은 부모님과 형의 의견을 물었다.
“아버지,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호는 눈앞에 선 단단하고 성숙한 청년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자식들 인생에 우리도 일정 부분만 관여할 뿐이지, 다 간섭할 순 없지. 임지언이랑 자네만 괜찮다면 난 반대 안 하네.”
구은태는 그 말을 듣고 안도하며 미소 지었다. 임지언은 차분한 말투로 농을 섞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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