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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6화

밤은 길었다. 하룻밤 사이, 수많은 별들이 자리를 바꾸고 해가 바뀐 듯했다. 그러면서도 또 짧았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되지 않는 혼미한 순간들이 스쳐 가는 사이, 창밖은 어느새 희뿌연 새벽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유진은 간간이 정신이 들었다가도, 다시금 깊은 혼란 속으로 빠졌다. 그 밤은 마치 거친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와 같았고, 유진은 눈부신 별 무리와 거센 파도 속을 지나, 고요한 수면 위에서 잔물결이 퍼지는 것을 보았다. 물결이 일렁이며 유진의 몸을 두드렸다. 어쩔 땐 급하고, 또 어쩔 땐 느릿하게, 거칠기도 했고 따뜻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결같이, 그녀를 아껴주는 감정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날이 밝았지만, 해는 뜨지 않았다. 짙게 흐린 하늘, 그리고 창밖에 들리는 빗소리가 유진의 꿈결 속을 두드렸다. 하지만 유진은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대로, 더 자고 싶었다. 은정은 유진을 품에 안은 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유진은 눈을 감은 채 베개 아래를 더듬다가, 은장식이 달린 가죽 팔찌를 꺼내 그의 손목에 끼워주었다. 하지만 이내 그 팔찌가 자기 허리에 닿는 게 신경 쓰인다는 듯, 살짝 벗겨냈다. 그 모습을 본 은정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비 오는 날은 원래 더 잘 자는 법이었다. 그랬기에 하루 종일, 유진은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 그 시각 밤, 여진구는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식당에서 우연히 장효성을 마주쳤다. 효성은 친구들과 식사 중이었고, 진구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왔다. 진구는 짧게 인사를 건네고는 자리를 뜨려 했지만, 효성은 갑자기 연하에 대한 말을 꺼냈다. “선배, 연하 그 애 원래 그래요. 절대 진심으로 대해주지 않아요. 괜히 감정 쏟지 마요. 아니면 완전 당해요.” 진구는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물었다. “걔, 예전에 남자 많이 만났어?” “만났다기보다 그냥 갖고 논 거죠.” 효성은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 “사귀었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상대들이었어요. 본인은 연애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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