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18화
유정은 양손으로 찻잔을 공손히 받았다. 밖으로는 나가지 않아도, 눈빛 하나 말 한마디에 이토록 맑고 투명한 감성을 지닌 사람이라니, 유정은 새삼 감탄했다.
이에 유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저 역시 저 자신을 위해서였어요. 괜히 사람들이 유정이는 무능하고 한심해서 약혼자 하나 제대로 붙잡지도 못한다는 말 듣기 싫어서요.”
주윤숙은 눈꼬리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네가 정말 백림이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그건 백림이한테 큰 행운이니까.”
유정은 눈을 내리깔고 차를 한 모금 마셨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윤숙도 더 이상 얘기를 이어가지 않고, 조용히 바람에 흩날리는 꽃나무를 바라보았다. 흩날리는 바람결에 그녀의 귀 옆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평온했다.
유정은 순간 넋을 잃고 주윤숙을 바라보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있을까?
웃을 때는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눈부시고, 가만히 있을 때조차 주변 모든 것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만드는 사람.
유정은 생각했다. 자기가 남자였다면, 이런 여자를 온 마음 다해 아끼고 소중히 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상처받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여인을 두고도 만족할 줄 몰랐던 조변우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조백림이 그런 성정을 물려받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그렇게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다 유정은 회사에서 급한 연락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정은 주윤숙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유정은 조백림과 함께 왔기 때문에, 떠나기 전에 그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도우미에게 물어보니, 조백림은 서재 쪽에 있다고 했다.
유정은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복도에서 조백림이 벽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는데, 한 손에는 담배를 끼고 있었다.
유정은 조심스럽게 불러보려 했으나, 그 순간 걸음을 멈췄다. 서재 안쪽에서 조변우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여경이 몸이 안 좋은 거 알잖습니까. 의사도 다녀갔고, 나 혼자서는 불안해요.”
조철용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