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30화
그 말에 유신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으며, 벌떡 일어나 날카롭게 외쳤다.
“왜 저를 모함하는 거예요? 도대체 얼마를 받고 저한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조엄화도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 상황 너무 이상하잖아요? 백림 씨가 오자마자 금방 이 장치 출처 밝혀낸 거, 뭔가 미리 짜고 한 거 아니냐고요?”
“기술자랍시고 누구 하나 끌고 와서는 우리 신희한테 죄 뒤집어씌우고, 이런 조작은 너무 유치하잖아요!”
신화선 역시 얼굴 가득 불신이 담겨 있었다.
“지금 이게 신희가 한 짓이라고?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몸 상태도 안 좋았는데, 자기 자신을 그렇게 괴롭힐 이유가 어디 있어?”
이에 유정은 냉소를 터뜨렸다.
“당연히 날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서죠. 자작극이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할머니?”
신희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눈가를 붉혔고, 숨을 들이켜 울먹이며 말했다.
“언니, 우리 자매잖아. 어떻게 언니가 날 그렇게 생각해?”
“다들 언니가 그런 짓 했다고 몰아갈 때도, 난 끝까지 아니라고 말했어. 우린 사촌이지만, 난 언니를 진짜 친언니처럼 생각해.”
“난 그렇게 언니를 믿었는데, 언니는 날 그런 사람으로 봤구나.”
신희는 울먹이며 진심을 토해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애절하고 억울한 표정에 가족들의 표정이 순간 흔들렸고, 사람들의 시선은 유정에게 더 차가워졌다.
그런 상황에 유정은 거의 웃음이 나올 뻔했다.
‘내 편을 들어줬다고? 정말 그랬다면, 백림이 도착하기 전, 모두가 자신을 몰아세울 때 한마디라도 해봤어야지.”
그땐 입도 뻥긋 안 하더니, 이젠 가식적인 말로 사람들을 흔들고 있었다. 그런데도, 다들 신희의 말만 받아들이며, 유정을 몰아세웠다.
그 순간, 백림이 유정이 곁에 서서 유씨 가족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실을 알게 되면, 꼭 같은 태도로 그 진짜 범인을 대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러고는 프로그래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유신희 씨라는 걸 어떻게 알았죠?”
프로그래머는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여기 있어요. 통화 내역, 이체 기록, 유신희 씨가 요청한 작업 내용 모두 저장되어 있어요.”
“저한테 보여 주세요.”
서은혜가 급히 나서서 프로그래머의 휴대폰을 받아 들었다.
그 안에는 확실히 신희 본인의 위챗 계정과 전화번호로 주문한 내역이 있었고, 유정이가 집에 있을 때 차량 시스템에 접근해서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라는 지시까지 있었다.
모든 채팅 내용이 명확하게 저장되어 있었다. 이에 서은혜는 놀란 표정으로 휴대폰을 유지태와 신화선에게 넘겼다.
“아버님, 어머님, 이건 신희의 부계정이에요. 아시죠? 두 분이 직접 확인해 보세요!”
신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 계정 숙모가 어떻게 알지? 그리고 분명히 채팅 기록을 삭제하라고 했었는데, 왜 아직 남아 있는 거지?’
유정은 그런 신희의 당황하고 믿기지 않는 얼굴을 차분히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네가 왜 기록이 남아 있는지 궁금하지? 잊었어? 네가 연락한 상대는 프로그래머야. 채팅 복구쯤은 1분도 안 걸려.”
신희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내가 연락한 사람은 이 사람이 아니었다고요!”
거실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고, 모두가 놀란 눈으로 신희를 바라보았다. 신희는 순간 스스로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고, 한발 물러서며 말을 더듬었다.
“나,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이에 유정은 비웃으며 말했다.
“드디어 인정하는 거야?”
신희는 얼굴이 푸르게 질리며, 겁에 질린 눈으로 고개를 젓기만 했다. 신화선은 충격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희야, 진짜 네가 그런 짓을 한 거야?”
신희는 허둥지둥 고개를 돌렸다.
“저, 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부계정이라니, 그게 뭔데?”
조엄화가 신화선의 손에 든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다. 하지만 유정은 재빨리 휴대폰을 낚아챘다.
“숙모, 보실 필요 없어요. 신희가 아까 다 말했잖아요. 채팅도 맞고, 이체 기록도 맞고, 증거는 이미 다 확보됐어요.”
“혹시라도 아직 의심이 남는다면, 저는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어요. 남의 차량 시스템을 무단으로 해킹한 건 명백한 불법이니까요!”
“안 돼! 경찰은 안 돼!”
유지태가 가장 먼저 반대하고 나사자, 유정이는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면 이제 저를 믿으시겠어요, 할아버지?”
유지태는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믿어.”
신화선은 분노와 당혹감에 찬 얼굴로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희야, 너 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