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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6화

백림은 따뜻하게 웃었다. “우리 엄마가 방금 그 말 들으면 정말 좋아하실 거야.” 마침 주윤숙이 방에 들어왔다. “무슨 말이 그렇게 좋다는데?” 백림은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유정이가 경전 쓰는 걸 좋아한대요. 어머니 마음에 쏙 들겠죠?” 유정은 민망한 듯 그를 흘겨보았다. 주윤숙은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주윤숙은 책상 앞으로 가 유정이 쓴 경전을 살펴보며, 한층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주 좋구나. 백림이 쓴 것보다 훨씬 낫네.” 백림은 웃으며 말했다. “전 속세의 때가 가득해서 어머니랑 유정이한테는 못 미치죠.” 유정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걸 알면서도 고칠 생각이 없으니, 모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백림은 유정을 옆눈질로 보며 주윤숙에게 말했다. “엄마, 유정이가 경전 쓰는 걸 좋아해서 앞으로 자주 와서 도와드리겠다고 했어요.” ‘얘 정말 뒤끝 장난 아니네!’ 유정은 속으로 분통이 터졌지만, 다음에 또 쓰게 된다면 무조건 백림도 같이 붙잡아 둘 작정이었다. 주윤숙은 따뜻하게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정이가 자주 와 준다면, 나야 당연히 기쁘지.” 그때 도우미가 다가와 저녁 식사를 준비할지 묻자, 유정은 부드럽게 거절했다. “엄마가 아까 전화하셔서 집에 와서 저녁 같이 먹자 하셨어요. 아빠도 오랜만에 뵙고 싶고 해서요. 오늘 저녁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요.” 백림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밥 먹고 내가 데려다줘도 늦지 않잖아.” “괜찮아.” 유정은 미소 지었다. 주윤숙은 상황을 금방 파악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유정이가 하루 종일 여기 있었으니 부모님도 보고 싶겠지. 집이라 생각하고 언제든 편히 오고 가렴.” 그리고 백림을 보며 덧붙였다. “너는 유정이 바래다줘.” 이에 유정은 주윤숙에게 인사했다. “어머님, 안녕히 계세요.” 백림은 유정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주었는데, 가는 길에 서류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 “며칠 전에 정리한 건데, 깜빡하고 못 줬네.” “이게 뭐야?” 유정은 서류 봉투를 열고 안의 문서를 꺼냈다. 두툼한 종이 뭉치를 넘기던 유정은 놀란 얼굴로 백림을 바라보았다. 부동산과 지분에 대한 양도 계약서였고, 서류에는 유신희의 사인이 모두 들어 있었다. 백림이 말했다. “그때 유신희랑 연락했던 그 프로그래머, 결국 찾았어.” “그 사람 데리고 너희 할아버지랑 유신희 부모님 앞에 데려가서, 그 자리에서 유신희가 직접 사인하게 했지.” 유정은 믿기지 않는 얼굴로 백림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오래된 일인데, 백림은 아직도 그걸 위해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백림이 보상받을 건 전부 받아내 주겠다고 했던 말들은, 그저 순간적인 감정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그는 정말로 그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유정은 직접 보지 않았지만, 신희가 이 계약서에 서명할 때의 표정이 떠오르는 듯했다. 얼마나 굴욕스럽고 화가 났을지 상상만 해도 속이 다 시원했다. 유정은 감격과 감동이 뒤섞였지만, 고맙다고 말하기엔 너무 가볍게 들릴 것 같아 망설였다. 백림은 유정을 힐끗 보며 웃었다. “하루 종일 불경 썼는데, 만족스러워?” 유정은 두 손을 합장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너무 만족스러워. 부처님의 자비에 감사드릴 뿐이지.” 백림은 그런 그녀를 보며 미소 지었다. “감사해야 할 사람은 나 아닌가?” 집에 도착하니, 마당에서 신희가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있었다. 하얀 롱 드레스를 입고, 머리는 부드럽게 묶여 있었으며, 황혼 속에서 마치 천사처럼 청순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유정을 보자, 신희는 강아지 목줄을 당기며 다가와 부드럽게 인사했다. “언니, 다녀오셨어요?” 유정은 손에 든 서류봉투를 들며 말했다. “몸은 다 나은 거야?” 신희는 유정이 손에 든 서류를 힐끔 보고도 표정을 바꾸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아주 좋아졌어요. 언니 걱정 많이 하셨죠?” “그럼. 네가 만약 진짜 그대로 갔으면, 증거도 없고 말도 못 남기고 끝날 뻔했잖아. 그래도 네가 착해서 살아났고, 덕분에 보상도 제대로 해주고 그러는 거지.” 유정의 눈빛은 차가웠고, 더는 그 어떤 가식적인 말도 허용하지 않았다. ‘언니 동생 하는 척은 다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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