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94화
유정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 조백림이랑 파혼해도 괜찮겠어요?”
갑작스러운 폭탄 발언에 서은혜는 펄쩍 뛰며 반대했다.
“당연히 안 괜찮지! 너 왜 또 말 같지 않은 말을 해? 백림이 얼마나 괜찮은 애인데, 걔한테 도대체 뭘 더 바라는 거야?”
유정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서은혜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근데 내가 백림의 옆에 있으면서 하나도 안 행복하다면요?”
그런데도 서은혜는 곧바로 잔소리 모드에 돌입했다.
“너 아직 어려서 맨날 사랑 타령만 하는 거지. 사랑 그게 뭐 얼마나 중요하다고 그래?”
“사랑만 믿고 결혼해서 잘 사는 사람, 몇이나 되는 줄 아니?”
“우리가 구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잘 생각해 봐. 요즘 그렇게 사랑에 눈먼 여자 중에 제대로 된 결과 본 사람 있어?”
“중요한 건, 너한테 믿음을 주는 남자랑 사는 거야. 백림인 성격, 집안, 능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잖아. 엄마 눈은 절대 틀리지 않아.”
“둘이 다투고 있는 건 알겠지만, 지금은 감정적으로 판단할 때가 아니야. 이럴 땐 그 어떤 결정도 내리면 안 돼.”
...
유정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오른쪽 귀로 듣고 왼쪽 귀로 흘려들을 정도로,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요.”
둘이 티격태격 하며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어느새 본채 거실에 들어섰다.
요즘 들어 조엄화는 보석에 빠져 있었고, 마침 신화선과 함께 최근에 산 보석들을 보고 있었다.
유신희는 유정을 보자 미소를 지으며 먼저 일어났다.
“언니 왔어요?”
이에 신화선도 고개를 들고 손짓했다.
“유정아, 이리 와서 앉아라.”
“할머니, 숙모 안녕하세요.”
유정이 공손히 인사했다.
모두 자리에 앉고 나서, 조엄화는 도우미에게 보석 상자를 치우게 하고 유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요즘도 호텔에서 지내니?”
그 말투엔 서은혜처럼 걱정스러운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언제나처럼 알 듯 말 듯 한 비꼬는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
유정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숙모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