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8화
아파트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익숙한 공기가 그대로 유정을 감싸자, 그녀는 현관에 서서 멍하니 섰다.
고작 한 달 남짓 머물렀던 곳인데, 이토록 마음이 놓이다니. 그렇게 넋이 나간 순간, 조백림이 뒤에서 안아왔다.
백림의 턱이 유정의 어깨에 얹혔고, 부드러운 니트 너머로 전해지는 체온과 유정의 향이 남자에게는 무척 편안하게 느껴졌다.
백림은 고개를 돌려 유정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유정아, 정말 보고 싶었어. 네가 떠난 뒤에도 몇 번이나 여기 들렀어. 혹시나 네가 다시 돌아와 있을까 해서.”
백림의 말에 유정의 가슴이 쿵 하고 울렸다.
백림은 천천히 팔에 힘을 주며, 유혹하듯 낮은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우리 계속하자. 네가 좋아하는 거 알아. 나도 더 잘할 수 있어, 네가 더 좋아할 만큼.”
그러나 유정은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백림, 우리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어.”
이에 백림은 유혹하듯 말했다.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되는 거 아냐?”
그러나 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마음 가는 대로 흐르면, 실수하기 쉬워.”
백림은 유정이 룸 안에서 보여준 반응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유정아, 혹시 그전에 한 번도 없었어?”
유정은 등을 돌린 채 입술을 꾹 다물었다.
백림의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조용히 대답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나도 연애해 봤어. 너도 알잖아.”
백림은 문득 성준이 떠오르며, 속이 부글부글 끓었고, 말투도 싸늘해졌다.
“예전엔 남자 보는 눈이 참 없었네.”
“그러게, 너만큼 보는 눈은 없었지. 기은미 씨 같은 사람은 내가 봐도 좋더라.”
냉소적으로 말하는 유정에, 백림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지만, 말투는 여전히 다정했다.
“또 질투하는 거지?”
유정은 숨을 멈췄다.
그러나 유정은 곧 백림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작은 방 옷장에는 지난번 떠날 때 미처 챙기지 않은 백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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