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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9화

백림은 유정과의 통화를 막 끝낸 순간, 다시 해성에서 전화가 걸려 왔고, 그는 전화를 받으며 차에 올랐다. 깊은 밤, 유정은 소파에 앉아 무릎을 껴안고 있었다. 방 안의 불은 꺼진 채, 창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만이 공간을 비추고 있어, 다소 어둡고 고요한 분위기였다. 유정은 고개를 무릎에 기대고, 창밖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도, 머릿속도 공허했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먼지처럼, 어디로 흘러가야 할지 모르는 채 방향도, 목적지도 없이 그저 바람에 흩날리는 기분이었다. 이때 문득 한 장면이 생각이 났다. 눈 내리던 밤, 백림이 체온 차이 덕분에 언제나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다고 말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인제 와 생각해 보니, 그 말은 틀렸다. 둘 사이엔 애초에 온도 차란 건 애초에 없었다. 똑같은 체온, 똑같이 식어가던 마음, 백림이 유정을 따뜻하게 해주던 건, 결국 착각이었다. 둘 중 누구도, 누구를 따뜻하게 할 수 없었다. 백림은 이틀 뒤에야 해성에서 돌아왔다. 그동안 남자는 유정에게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지만, 유정은 단 한 번도 답하지 않았다. 전화도 계속했지만, 전화를 받은 건 비서였고, 매번 회의 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해성 쪽 일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림은 조급한 마음에 일단 해성을 벗어나 바로 강성행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아파트로 향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백림은 멈칫했다. 베란다 쪽 책상이 사라진 상태였다. 남자는 곧장 안방으로, 이어서 다른 방들까지 확인했다. 확인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으나, 확실히 유정의 짐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유정은 지난번처럼, 백림이 사준 옷과 액세서리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걸 챙겨 떠나버렸다. 아무런 말도 없이,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것이었다. 백림은 혼란에 빠졌고, 불안한 마음에 곧장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냈다. [무슨 일 있어?] [왜 전화 안 받아?] [지금 어디 있어?] 그런데도 아무 반응도 없자, 백림은 결국 유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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