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1화
조백림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음을 삼켰다.
남자의 입꼬리가 차갑게 말려 올라가더니, 손에 들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들어 호수 쪽으로 던졌다.
한밤의 겨울 공기 속, 작은 물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퍼졌고, 반지는 그대로 호수 밑으로 가라앉았다.
마치 한때 눈부시게 뜨거웠지만, 한순간의 소용돌이에 부서지고 말았던 백림의 사랑처럼 강렬했지만 연약했고, 결국에는 파도 한 번에 끝없이 가라앉았다.
조씨 집안과의 정략 관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기에, 백림은 유씨 집안의 다른 사업에는 손대지 않았다.
그저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건 오직 유정의 회사였다. 투자 철회는 물론,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들까지 전면 보류됐다.
백림은 다른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제재를 요청한 건 아니었지만, 업계 사람들은 흘러가는 분위기를 빠르게 읽었다.
백림과 유정 사이가 틀어진 걸 알아차린 이들은 서둘러 유정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렇게 유정의 회사는 점점 더 고립되었고, 버티는 것조차 위태로웠다. 오히려 처음 창업했을 때보다 상황은 악화했다.
백림의 직접적인 타격까지 더해지니, 사방이 적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신희네 가족은 지난번처럼 또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유정의 고객을 빼앗으며 뒤에서 뒤통수를 쳤다.
이에 이번에는 유정도 그냥 넘기지 않고, 직접 그 집에 찾아갔다.
조엄화는 파렴치함을 능청으로 포장하며 말했다.
“우리가 뭘 어쨌다고? 사람들 스스로 우리 신희가 백림이랑 약혼한다고 믿고 찾아와서 손잡자고 한 거야. 화나면 그 사람들한테 따져야지, 왜 우리한테 그래?”
“게다가 너 혼자 파혼한다고 고집부려서 우리 집안 망할 뻔했잖아.”
“우리 신희가 나서서 수습한 덕분에 지금 이 정도로 끝난 거야.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니?”
파혼 발표도 안 했고, 약혼도 아직 열리지 않았는데, 그 이야기를 떠들고 다닌 사람은 조엄화 자신이었다. 그걸 핑계 삼아 유정의 고객을 빼앗은 것이었다.
유정은 말없이 물 한 잔을 집어 들더니, 조엄화의 얼굴에 그대로 끼얹었다.
“우리 집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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