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4화
식탁으로 돌아온 유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보온통을 열었다. 조백림이 끓인 첫 번째 국이었고, 솔직히 그리 맛있지는 않았다.
유정은 겨우 반 그릇 정도 마시고는 더는 못 먹겠다는 듯 국을 한쪽으로 밀어두고 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
잠들기 전, 백림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국 마셨어?]
이에 유정은 답장했다.
[끓이고 나서 네가 끓인 거 맛 좀 봤어?]
[엄청 맛없었어?]
유정이 답장을 하지 않자, 곧이어 또 메시지가 왔다.
[처음 끓여봐서 경험이 부족했어. 다음엔 꼭 더 잘 끓일게. 유정, 한 번만 기회를 줘!]
유정은 그 문자를 보며, 애쓸 필요 없고 기회도 없다고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보내려는 찰나, 눈꺼풀이 무겁게 감기더니, 휴대폰을 손에 쥔 채로 그만 잠들어 버렸다.
다음 날 아침.
백림은 조지를 공항에 데려다주고 막 돌아오는 길이었고, 시간은 딱 적당했다.
유정은 막 세안을 마쳤고,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려 문을 열자 역시나 백림이 서 있었다.
“보온통 깨끗이 씻어뒀어. 가져다줄게.”
유정이 말하자, 백림은 아무 말 없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유정이 돌아봤을 때, 그는 아주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
“원래 집주인이 자기 집 구경 좀 하겠다는데, 안 돼?”
유정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편하게 앉아.”
백림은 웃으며 식탁 쪽으로 가 앉고는 말했다.
“아침 같이 먹자.”
그러나 유정은 보온통을 들고 나오며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집 구경까진 그렇다 쳐도, 새 주인집에서 밥까지 먹고 가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새 주인집이면 그렇지. 근데 약혼녀 집이라면 괜찮지 않나?”
아무렇지도 않은 백림에 유정은 이를 악물고 남자를 노려봤다.
식탁보와 식기들은 모두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고, 백림은 그것들을 둘러보다 웃음을 터뜨렸다.
이윽고 고개를 들어 유정에게 물었다.
“겉모습을 바꿔서 잊으려고 하는 거지? 효과는 어때?”
도발하는 듯한 질문에 유정은 단호하게 말했다.
“아주 좋아.”
백림은 가볍게 눈썹을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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