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5화
“말도 안 돼!”
유정은 화가 나 국자까지 집어던졌다.
목소리엔 분명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가서 그 기러기, 다시 데려와!”
백림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
“내가? 왜 내가 가?”
유정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멋대로 넘긴 거잖아. 당연히 네가 가야지!”
백림은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지금 당장 갈게!”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러다 유정 옆을 지나며 그녀의 손목을 툭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
“넘긴 건 나지만, 주인은 너야. 우리가 같이 가야 말이 되지 않겠어?”
백림은 유정의 손을 잡고 문을 나섰다.
남자의 손바닥은 여전히 따뜻했고, 예전에는 그 온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마치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겁고 불편했다.
“손 놔. 나 혼자 갈 거니까.”
유정이 말하자, 백림은 미련 없이 남자의 손을 놓았다.
잠시 뒤, 윗집 문을 두드리자, 영인이 금세 문을 열었다.
“오빠!”
영인은 놀라움 섞인 반가운 목소리로 백림을 부르자,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영인 씨, 안녕하세요.”
영인의 시선은 곧 백림의 옆에 선 유정에게 옮겨졌고, 놀란 듯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백림은 유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예전에 제가 마음대로 기러기를 넘겼는데요. 제 약혼녀가 그 기러기를 포기하지 못해서요. 다시 데려가려고 해요.”
“영인 씨가 정말 새를 좋아하신다면, 제가 새로 한 마리 구해드릴게요.”
영인은 두 사람이 맞잡은 손을 보고, 기러기보다도 그 장면에 더 놀랐다.
이제 보니, 두 사람은 다시 잘 지내고 있는 거였고, 또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영인은 실망한 듯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가지고 올게요. 안으로 들어오실래요?”
유정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밖에서 기다릴게요.”
잠시 후, 영인은 새장을 들고 나왔다.
기러기는 씻긴 듯 보였지만, 깃털 곳곳엔 여전히 색이 남아 있었다.
무기력하게 새장 안에 누워 있는 모습은, 며칠 전의 활기찬 모습과는 확연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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