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15화
[당연하지. 아직 태어나진 않았지만, 이미 우리 집 식구니까.]
소희의 배 속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강재석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더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할아버지로서의 설렘과 기대가 가득 담겨 있었다.
강재석과 소희는 한참을 대화했다.
그 사이 임구택이 연화죽을 들고 올라왔고, 소희는 전화를 끊었다.
구택은 소희 맞은편 나무 찻상에 앉아 연화죽을 식힌 뒤, 숟가락으로 떠서 건넸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셔야 들을 거였어?”
이에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안 가면 안 가는 거지 뭐. 올해는 오빠랑 아심이 할아버지랑 같이 있으니까.”
소희는 손을 뻗어 그릇을 받으려 했다.
“이제 내가 먹을게.”
“움직이지 마, 내가 먹여줄게.”
구택은 소희를 쳉기는 일을 전혀 귀찮아하지 않았다.
“아기 키우는 것도 힘든데, 이런 건 다 나한테 맡겨.”
하지만 소희는 숟가락을 빼앗듯 그릇을 들었다.
“너무 느려서 답답해.”
그러고는 옆으로 비켜 앉으며 말했다.
“앉아.”
구택은 얇은 무릎담요를 가져와 소희의 다리에 덮어주고, 곁에 나란히 앉았다.
산속의 밤은 고요했고, 옅은 물안개가 피어올라 마을의 불빛조차 희미하게 비쳤다.
저 멀리 산등성이가 아련하게 드러나며,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고요함이 감돌았다.
소희는 구택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임구택, 벌써 또 설이네.”
구택은 소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유리창에 비친 그의 단정한 얼굴에는 애정이 가득했고, 눈빛 또한 깊고 따뜻했다.
“우리 소희가 또 한 살 더 먹네.”
소희는 웃으며 받아쳤다.
“자기도 곧 한 살 더 먹지!”
구택은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흥얼거렸다.
“내가 늙어서 싫어졌어?”
소희는 그의 손을 피해 웃었고, 구택은 소희를 놀래키듯 슬며시 몸을 눕히며 배에 귀를 대고,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
“엄마는 아빠 늙었다고 했는데, 우리 아기는 어떻게 생각해? 아빠 늙었어?”
“음, 아니래. 역시 아기가 더 착하네.”
“그래도 엄마가 아빠 싫다 해도, 우리는 엄마를 사랑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