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17화
원래는 내일 아침에 임구택과 함께 도경수 댁에 인사드리러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도경수는 이미 운성에 와 있었다.
도경수가 영상통화 속으로 성큼 다가오며 말했다.
[소희한테 뭘 자랑하듯 보여주고 그래? 내가 직접 전화할 줄도 몰라서?]
강재석이 코웃음을 쳤다.
[손녀한테 인사하는 게 잘못됐어? 손님이라고 그냥 넘어가는 거야, 아니었으면 벌써 따졌지.]
도경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손녀 시집보내면서 외할아버지까지 따라붙는 집안은 처음 본다니까.]
강재석은 웃음이 터졌다.
[오기 싫으면 안 와도 돼. 좋은 건 다 챙겨놓고 불평은.]
이에 도경수는 흥분해서 말했다.
[내가 뭘 챙겼다고! 누가 오고 싶어서 왔다고 그래?]
두 사람의 말투가 점점 거칠어지자, 소희가 얼른 말을 꺼냈다.
“스승님!”
그제야 도경수는 화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소희구나!]
“운성에선 편히 지내세요.”
소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경수는 그녀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라. 날 불러냈으면 쉽게 돌려보낼 생각은 하지 마. 강재석이 그놈 술 창고에 쌓아둔 수십 년 묵은 술들, 다 마시고 갈 거야.]
그 말에 소희는 마음이 놓이며 웃음이 절로 났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심이 강시언과 결혼한 건 정말 잘된 인연이라는 걸.
그 덕에 할아버지와 스승님이 한자리에 모여 설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누구도 외롭게 명절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전화를 끊었을 땐 이미 해가 져 있었다. 하루가 저물고, 한 해도 저물어가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구택과 함께한 이후로 시간이 더욱 빠르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해마다 무심히 지나가고, 어느덧 한 해가 더 흘러버린 느낌.
지난날이 아쉬우면서도, 다가올 시간들이 기대되는 요즘.
특히 올해는, 그와 그녀의 첫 아이가 태어나는 해이기도 하니, 그만큼 특별한 해도 또 없을 것이다.
다음 날, 소희와 구택은 임씨 저택으로 향했다.
설 하루 전날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방문객들이 임씨 집안을 찾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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