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7화
저녁 무렵, 우행은 퇴근 후 차 안에서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자 화영의 메시지가 또 도착해 있었다.
남자는 화면을 열어 보고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운전용 안경을 꺼내 쓰자, 평소 냉철한 인상에 한층 부드럽고 세련된 분위기가 더해졌다.
그러고는 시동을 걸고 집으로 향했다.
신호에 걸린 사이 우행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말한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 어디라고 했죠? 위치 좀 보내줘요.”
[네, 부사장님.]
잠시 후, 비서가 위치를 전송했다.
우행은 메시지를 확인한 뒤 화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저녁에 뭐 먹을래요? 프렌치 양갈비 어때요?]
[집에 와서 얘기해요.]
그러자 우행은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운전을 계속했다.
집에 도착해 신발을 갈아신는데 부엌 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우행은 외투를 벗으며 걸음을 옮겼고 부엌 안에서는 화영이 토마토를 씻고 있었다.
“요리 중이에요?”
우행이 놀란 듯 묻자 화영은 고개를 들어 미소 지었다.
“네, 오늘은 제가 저녁 준비할게요. 곧 다 돼요.”
우행은 문틀에 기대선 채 흥미로운 눈빛을 보였다.
“언제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냥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재롱을 집에서 자랑하는 기분이에요.”
화영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제법인데요.”
그럼에도 우행이 감탄하자 화영은 흐뭇하게 대꾸했다.
“좋은 평가 고마워요.”
곧 우행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제가 뭐 좀 도와줄까요?”
“오늘은 밥 먹을 거예요.”
화영이 옆의 전기밥솥을 가리켰다.
“밥만 해주세요.”
이에 우행은 외투를 의자에 걸고 넥타이를 풀며 소매를 걷고는 밥솥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근데 이거 어떻게 쓰는 거예요?”
화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말했다.
“설명서 찾아봐요.”
그러자 우행은 진지하게 사용 설명서를 펼쳤다.
역시 Y국 명문대 출신답게 금세 이해하더니 밥솥 뚜껑을 열었다.
“오, 잘하네요.”
화영이 엄지를 들어 보이자 우행은 잠시 말이 없었다.
순식간에 역할이 바뀐 듯한 기분이 들었다.
뚜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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