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4화
우행과 화영은 레스토랑을 나온 뒤 차에 올랐고, 운전대를 잡은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걔네가 거기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며칠 전 가윤이 모임 장소를 문자로 알려준다고 했지만, 일이 생겨 못 간다고 전화한 후로 따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으나, 화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로 겹치는 걸 보면 인연이 있긴 한가 봐요.”
화영의 말을 끝으로 잠시 정적이 흘렀고 우행은 앞을 보며 조용히 말을 꺼냈다.
“이세라는 내 첫사랑이었어요.”
화영은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왜 헤어졌어요?”
우행은 시선을 도로에 둔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
“함께 유학 갔는데, 졸업 후 세라는 미국에 남겠다고 했고 나는 귀국하려고 했거든요. 그때 의견이 맞지 않아서 결국 헤어지게 됐고요.”
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래서 가윤 씨가 그렇게 여자친구 사귀는 걸 막았던 거군요. 세라 씨 때문이었네요.”
가윤의 이름이 나오자 우행은 미묘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아마 그럴 거야.”
화영은 말없이 창밖을 보았다.
뭐가 이상한 건지 설명하긴 어려웠지만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세라가 해외에 있을 때조차 가윤은 우행 곁의 여자를 싫어했는데, 이제 친구가 돌아왔으니 집착은 더 심해질 것 같았다.
다음 날, 세라는 강성의 오래된 주택가에 있는 진씨 저택을 찾아갔다.
저택에는 다른 사람 없이 신서란 혼자였고, 세라는 도우미를 따라 들어서자마자 할머니의 모습을 보더니 눈가가 붉어졌다.
“할머니!”
신서란은 놀란 표정으로 세라를 바라보자 여자는 두 걸음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신서란의 팔을 꼭 끌어안으며 울먹였다.
“할머니, 저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 저 돌아왔어요.”
신서란은 순간 놀라서 세라의 어깨를 붙잡았다.
“세라야. 네가 돌아왔구나.”
“할머니...”
세라는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다.
“해외에 있는 동안, 가장 그리웠던 사람이 할머니였어요. 가장 죄송한 사람도 할머니예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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