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6화
“왜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
가윤이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전에 내가 화영 씨한테 한 말들이 너무 심했잖아. 그래서 진심으로 사과하려는 거야.”
“이제 너랑 화영 씨가 사귀는 관계라면 우리 셋이 앞으로 자주 마주칠 텐데, 계속 어색할 순 없잖아.”
“아니면 우리 관계를 완전히 끊고 앞으로 다신 안 볼 거야?”
우행은 아무 말없이 가윤을 바라봤는데, 짙은 눈빛은 마치 사람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이에 가윤은 시선을 피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나 정말 진심이야. 한 번만 기회를 줘.”
가윤이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자 우행은 짧게 말했다.
“화영 씨는 그런 거 신경 안 써. 다만, 네가 다시 그 사람을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 돼.”
“걱정하지 마.”
가윤은 순한 미소를 지었다.
그날 밤, 우행은 화영과 저녁 약속이 있었고 퇴근이 조금 빨라진 남자는 화영을 데리러 가는 길이었다.
가윤은 옆자리에 앉아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은 내가 잘못했어. 세라가 돌아온 걸 미리 말해야 했는데.”
“그 일은 세라랑 상관없어.”
우행은 단호하게 답하자 가윤의 눈빛에 짙은 그늘이 스쳤다.
그러고는 혼잣말하듯 말을 이어갔다.
“세라는 이혼했어. 이제 강성에 머무를 거래. 어제 같이 집 보러 다녔고.”
“한두 군데 괜찮은 곳 봤는데, 자리 잡으면 일도 구할 거야. 너는 뭐 조언할 거 없어?”
우행은 조용히 운전대를 잡은 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없어.”
가윤은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듯 말했다.
“어제 집 보고 나서 옛날 학교도 들렀는데, 그때 하 선생님을 만났어. 이제 부교장님이시더라.”
“세라를 보시자마자 얼마나 반가워하던지, 아직 너랑 결혼한 줄 아시더라. 청첩장 못 받았다고 서운해하시던데?”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학교에서도 유명했다.
하 선생님은 우행의 담임으로 남자를 아끼던 만큼 세라도 함께 챙겼다.
세라가 해외 유학을 갈 수 있었던 것도 하 선생님의 추천 덕분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그 둘이 결국은 결혼을 해 부부가 될 거라 생각했었다.
우행의 표정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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