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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8화

곧 우행의 표정이 순간 굳더니 가윤이 자기 접시에서 치운 당근을 다시 집어 올려 담담히 말했다. “이제 괜찮아.” 화영은 고개를 돌려 우행을 바라봤는데, 당근을 입에 넣는 순간 아주 미세하게 얼굴을 찡그렸다. 평소 두 사람이 함께 식사할 때마다 우행은 절대 당근을 먹지 않았다. 그 이유가 세라 때문이었다는 걸 화영은 그제야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일부러 자기 때문에 자신이 싫어하던 음식을 먹는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가윤은 곧바로 화영에게 접시를 돌리며 말했다. “화영 씨도 드세요. 이 닭날개 진짜 맛있어요. 가지도 괜찮고요!” 그때 우행의 휴대전화가 울리자 남자는 자리를 일어나 밖으로 나가 전화받았다. 그리고 우행이 나가자마자 가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조금 전까지의 상냥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싸늘한 눈빛으로 화영을 노려봤다. 화영은 옆에 있던 따뜻한 물수건을 들어 손끝을 닦으며 조용히 말했다. “이제 가면 벗어도 되겠네요.” 그러고는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을까요?” 가윤은 차갑게 물었다. “우행이 당신한테 세라 얘기한 적 있나요?” “간단히 언급했어요.” 화영은 침착하게 대답하자 가윤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 둘의 관계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단순하든 아니든 그건 이미 과거의 일이죠.” 화영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자 가윤의 표정이 굳어졌다. “세라는 이미 이혼했어요. 이번에 돌아온 건 우행이랑 다시 시작하려는 거예요.” 화영은 찻잔을 들어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죠?” 표정은 여전히 차분했고 가윤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우행이한테 그만 매달려요!” 화영은 조용히 가영을 바라봤다. “그럼, 우행 씨는 내가 매달려서 어쩔 수 없이 곁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가윤 씨도 그 앞에서 굳이 가식적으로 웃지 않아도 되겠네요.” 가윤은 이를 악물고 화영을 노려봤으나 기세는 이미 밀려 있었다. “우행은 세라를 절대 잊지 못해요. 걔가 진심으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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