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20화
몇몇 부인들이 화장을 고치고 손을 씻은 뒤 나가자 가윤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가윤은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을 확인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아빠!”
[가윤아, 너 지금 어디야?]
노한철의 목소리는 시작부터 좋지 않았고 가윤은 왜 화가 났는지 이미 짐작했다.
“경매장이요!”
[그러면 그렇지!]
노한철은 불안한 기색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너 내 카드에서 4억 긁은 거 맞지? 도대체 뭘 산 거야?]
“좋은 거 샀죠. 청화백자 꽃병이요.”
가윤은 약간의 자부심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꽃병이 가치가 4억이라고 생각해? 너 제정신이야? 확인도 안 하고 그렇게 함부로 입찰해?]
“왜요? 저 알아봤어요. 예전에 비슷한 꽃병이 몇백억에 낙찰된 적도 있어요. 제 건 그거보다 훨씬 싸잖아요. 그 정도 가치는 있죠!”
가윤은 당당하게 말했다.
[청화백자의 값은 색감, 연대, 그리고 관요인지 민요인지에 따라 달라. 네가 산 그건 연대도 얼마 안 됐고 게다가 민요야.]
[전혀 비싼 물건이 아니라고. 기껏해야 1억이야!]
가윤은 멍하니 굳었고 노한철의 목소리엔 실망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노가윤, 너 벌써 서른이야. 제발 좀 생각이란 걸 하고 살아라. 네 가게는 매달 적자고 그건 내가 매번 메꿔주고 있어.]
[크게 성공하란 말은 안 하지만 제발 돈 좀 함부로 쓰지 마.]
[요즘 세상에 돈 버는 게 얼마나 힘든데. 너희 엄마는 투자 망해서 손해 보고, 넌 이렇게 낭비하고 나 혼자 일해서 버티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가윤은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꾸중을 들었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겨우 참고 있었다.
[졸업한 지가 몇 년인데 제대로 해낸 일이 뭐가 있냐? 남자친구 하나 없다고 뭐라 안 했다. 하지만 너...]
노한철이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가윤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전화를 끊었다.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눈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그 꽃병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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