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28화
세라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식탁 위에 조용히 올려놓았다.
“이건 그때 이모랑 이모부께서 제 유학을 도와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의 뜻이에요. 그때 받은 사랑은 평생 갚을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이건 빚을 갚는 게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예요.”
송혜라는 카드를 흘끗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때 우리가 도운 건 네가 우행이랑 사귀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때의 넌 우리 아들의 여자친구였고 그 관계에서 우리가 한 거지.”
“지금은 아무 관련이 없잖아. 지금의 네가 예전의 너 대신 갚을 이유는 없어.”
세라는 순간 멍하니 송혜라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의미를 깨달았다.
시간이 흘렀지만 송혜라는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었다.
그러자 세라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서글픔과 후회가 스쳤다.
“그래도 할머니가 저한테 정말 잘해주셔서...”
“세라야.”
송혜라가 말을 끊었고 시선은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이젠 호칭을 바꿔야 할 때야. 우행이한테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어.”
“할머니가 널 아껴주는 건 알지만 네 입장이 특별하잖아. 자주 집에 오는 건 이제 좀 곤란해.”
송혜라의 어조는 언제나처럼 고운 품위를 잃지 않았지만 그 속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
“우행이는 네가 할머니와 가까운 걸 아니까 말리지 않은 거야. 하지만 그걸 이유로 그 아이를 난처하게 하면 안 돼.”
세라는 얼굴이 달아오르며 고개를 숙였다.
“요즘은 일이 없어서 자주 뵈러 왔지만 조만간 바빠질 거예요. 오늘 온 것도 사실 가윤이가 부탁해서예요.”
“걔가 직접 오기 어렵다고 해서 대신 꽃병을 전해드리러 왔어요. 그리고 우행이가 출장 중이라 화영 씨가 오해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송혜라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우행이가 출장 갔어?”
“네, 저한테 직접 전화로 알려줬어요.”
송혜라는 순간 생각에 잠긴 듯 눈빛이 무거워졌다가 잠시 후 물었다.
“가윤이는 왜 오지 않은 거야? 무슨 일 있었어?”
세라는 망설이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굳이 말씀드릴 일은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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