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70화
화영이 경성으로 돌아온 지 이틀이 지났다.
화성국은 아직 경성에 없었고 아버지 역시 보기 어려웠다.
화영은 어머니 강인아와 함께 하루 종일 소식만 기다려야 했다.
밤이 깊어져 갈 무렵, 강인아가 조용히 말했다.
“할아버지 돌아오셨대.”
화영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쳐두고 있었다.
“할아버지 방에 가볼게요.”
단 이틀 사이 강인아의 관자놀이에는 하얀 머리카락이 더 늘어 있었다.
곧 강인아는 화영의 옷깃을 손으로 가다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든 우선 듣기만 해. 나중에 우리끼리 다시 상의하자.”
화영의 눈빛이 굳게 가라앉았다.
“알겠어요.”
화영은 2층 서재 앞에 섰다.
문고리를 잡을 듯 말 듯 손이 떨렸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화성국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거라.”
화영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
“할아버지.”
개량한복 차림의 화성국은 머리가 온통 희었지만 기세는 여전히 강단 있었고 웃음소리는 크고 힘찼다.
“전화받고 바로 너 아버지 일 때문에 해성까지 다녀왔다. 기다리느라 애가 탔겠지.”
화영은 재빨리 물었다.
“아버지 일은 어떻게 된 거예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있어요?”
화성국은 잠시 미간을 접고 말했다.
“아직 조사 중이야. 결과가 언제 나올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지금으로선 누구도 장담 못 해.”
“아버지는 원칙에 엄격하시고, 공정하고...”
화영이 말하자 화성국은 손을 들어 조용히 막았다.
“화영아, 지금은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어떤 결과를 원하느냐야. 그걸 알아야 해.”
화영의 얼굴빛이 서서히 하얘졌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화성국이 계속 말했다.
“아직 공식 발표 전이라 여지가 있지만 바깥에 이미 소문이 조금씩 퍼지고 있어. 네 아버지는 공직을 오래 하면서 알게 모르게 적이 많았어.”
“지금처럼 흔들리는 때에는 누군가가 틈을 타서 더 밀어붙일 수도 있고.”
화성국은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나랑 추씨 집안의 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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