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42화
이성은 희유가 자신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표정이 잠시 굳더니 이내 참지 못하고 희유의 손을 붙잡았다.
마치 진심으로 죄를 고백하듯 희유의 손등에 이마를 대고 낮게 흐느꼈다.
반쯤 열린 문밖에는 유변학이 한동안 서 있었다.
유변학은 방 안의 두 사람을 담담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아무 말없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방 안에서 희유는 손을 빼내며 담담하게 말했다.
“원망하지 않는 건요, 제가 그 입장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거라서예요.”
이곳에서는 신뢰나 의리 같은 건 의미가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면 누구든 영혼을 악마에게 팔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니 누가 더 고결하고 누가 더 비열하다고 말할 수 없는 곳이었다.
희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용서할 수는 있지만 다시 친구가 될 수는 없겠네요.”
희유는 이성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이 이성의 입장에 있다고 해도 그러한 결정 내렸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졌고 신뢰는 무너졌기에 처음처럼 이성을 아군으로 여기는 일은 다시는 불가능했다.
그러자 이성은 괴로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오늘은 그냥 상태가 어떤지 보러 온 거야. 앞으로는 우리는 만난 적 없는 것처럼 지낼게.”
이성은 희유의 팔에 남아 있는 주사 자국들을 보고 걱정스레 말했다.
“홍서라가 주사 놓는 거 더는 맞지 마. 정말 위험해.”
희유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눈빛은 여전히 텅 빈 채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지금 그냥 죽게 해줘요.”
집에 돌아갈 수 없다면, 살아 있는 하루하루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자 이성은 급히 말했다.
“희유야. 제발 그러지 마. 우리의 희망은 기억 안 나?”
희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강하고, 용감하고,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그 희유는 결국 완전히 무너진 것일까?
홍서라는 여전히 매일 희유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를 맞히게 했다.
그래서 희유는 피부뿐 아니라 몸도 변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강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