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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5화

이 근처는 모두 고급 주택가라 희유는 큰길까지 걸어 나가 택시를 기다려야 했다. 옆으로 늘어선 가로등과 각 저택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은근한 온기를 비추고 있었다. 희유는 패딩을 더 조여 매고 빠른 속도로 걸음을 재촉했다. 주도로까지 이동한 뒤 택시 앱을 확인하자, 도착까지는 최소 10분은 더 걸렸다. 왕복 차량이 끊임없이 오가고, 맞은편 상가 건물들은 화려한 조명과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희유는 북적이는 거리로 들어서며 방금까지 있었던 고요함이 단숨에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날씨는 몹시 추웠다. 희유는 두 손을 입가로 가져가 따뜻한 숨을 불어넣으며, 건너편 대형 스크린의 광고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스쳐 지나가듯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보던 순간, 희유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지난번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오토바이에 걸터앉아 통화를 하는 남자, 그 옆모습이 기억 속 그 사람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지난번처럼 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민망했던 일이 떠올라 저절로 입가가 살짝 말려 올라갔다. 정말로 세상엔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싶었다. 그러나 몇 초 지나지 않아, 희유의 발은 어느새 건너편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망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래도 확인하고 싶었다. 희유는 빨간불이 바뀌자마자 빠르게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러나 그 남자는 이미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오토바이를 몰아 옆 골목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희유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으며 뒤를 쫓았다. 계속 뛰었지만 곧 오토바이는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희유는 숨이 가빠 멈춰 섰다. 이곳은 큰길에서 벗어난 좁은 길이었다. 양옆으로 나무가 더 울창해졌고, 가끔 지나가는 사람 몇몇이 낯선 눈길로 희유를 훑었다. 골목의 끝을 바라보자, 가로등만 끝도 없이 이어졌을 뿐 다른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허무함이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왔다. 곧 희유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자, 길 위에 길게 드리워진 자신의 그림자가 쓸쓸하게 흔들렸다. 그림자 결 하나하나가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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