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16화
희유는 갑자기 자신이 불러둔 택시가 떠올라 급히 휴대폰을 꺼냈다.
예약을 취소하고 위약금을 결제한 뒤, 조용히 남자를 기다렸다.
남자는 금방 돌아왔는데 손에는 여성용 헬멧이 들려 있었고 곧장 희유에게 내밀었다.
“타. 집이 어디야?”
희유는 헬멧을 받아 눌러쓰고, 오토바이 뒤쪽에 올라탄 뒤 주소를 알려주었다.
남자는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이며 핸들을 돌렸다.
부드럽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주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은 묘하게 멋졌다.
희유는 급히 남자의 재킷을 잡았다.
얼굴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마음은 차츰 들뜨기 시작했고, 속도가 올라가자 온몸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듯했다.
그러다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바람에 희유는 중심을 잃고 그의 등판에 그대로 부딪혔고, 놀란 몸이 본능적으로 감싸안았다.
오토바이는 다시 일정한 속도로 움직였지만, 희유는 더 이상 팔을 풀지 않았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 춥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따뜻한 방풍막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굳이 손을 뗄 이유가 없었다.
헬멧 속에서 희유의 눈동자와 입꼬리에 가볍게 웃음이 띠었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만 들어도 속도가 꽤 빠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위험함과 짜릿함이 뒤섞인 감각이 온몸을 뛰게 했고, 몇 년 만에 다시 느끼는 생생한 아드레날린이 온몸을 지배하는 것만 같았다.
곧 희유는 팔을 더 꽉 조였다.
가끔 코너를 돌며 오토바이가 기울 때면 무서워 눈을 질끈 감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한순간도 불안하지 않았다.
강성을 떠나 있었던 시간은 길었지만 그 등에 기대는 순간부터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안도감이 스며들었다.
희유는 머리를 살짝 기울여 남자의 넓은 등을 베고 의지했다.
도심의 빌딩 숲이 눈앞에서 빠르게 지나갔고 세상의 소음은 바람에 씻기듯 멀어졌다.
보이는 장면은 현란한데 들리는 건 바람뿐이라, 그 대비가 꿈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희유는 더 단단히 껴안았고 지금 이 현실에서 깨기 싫었다.
잠시 후, 브레이크가 ‘끼익’ 하고 울리며 오토바이가 정원 앞에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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