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68화
명빈의 얼굴이 먹물처럼 가라앉았고 눈을 세게 가늘게 떴다.
석유의 목소리는 매우 거칠었다.
옆에 서 있던 팀장도 그 말을 똑똑히 들었다.
지금 명빈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며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명빈 사장님이 욕을 먹었다고?’
이는 처음이었다.
틀림없이 처음이었다.
“좋네.”
명빈이 휴대폰을 책상 위에 내던지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
원래는 희유의 체면을 봐서 석유 같은 남자 같은 여자와 더 이상 따지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한 번 살길을 열어 주려 했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이 여자는 그런 것도 필요 없는 모양이었다.
명빈의 눈에 음산한 기운이 스쳤다.
그리고 피바람을 부르는 듯한 투지도 함께 번뜩였다.
이제 명빈은 여자친구 대신 화풀이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석유와 본인의 개인적인 원한이 되어 버렸다.
명빈은 궁금해졌다.
‘도대체 무엇이 하석유에게 이런 자신감을 주는 걸까? 그 서툰 싸움 실력 때문인가?’
석유가 남자였다면 명빈은 이미 손을 써서 굴복시켰을 것이다.
여자와는 상관없이 무릎 꿇고 와서 사과하게 할 것이었다.
...
석유는 태윤회사를 거절했지만 집에 계속 있을 수는 없어 여전히 일을 찾아야 했다.
채용 사이트에 이력서를 몇 군데 대충 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면접을 보러 오라는 회사들이 생겼다.
석유가 다음 날 면접을 보러 간다는 것을 알고 희유는 전날 퇴근 후 일부러 새 정장을 사다 주었다.
그리고 석유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랐다.
면접 당일 아침 세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다.
날씨는 매우 좋았고 햇빛이 밝게 내리쬐고 있었다.
희유는 차를 몰며 길을 달렸다.
초여름 바람을 맞으며 머릿속이 갑자기 맑아졌다.
인생은 길고 꼭 사랑과 연애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었다.
희유에게는 이상이 있었고 하고 싶은 일도 아주 많았을 뿐 더러 연애는 원래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니 왜 그렇게 괴로워해야 할까?’
어쩌면 석유의 적극적이고 두려움 없는 태도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날 명우가 했던 말 때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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