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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7화

명빈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서문이 보러 가는 거잖아요.” 눈빛이 살짝 반짝였는데 어딘가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석유는 괜히 당황스러운 기분이 스쳤지만, 표정을 가다듬고 담담하게 말했다. “엄청나게 싫어하던데 왜 가요?” “누가 싫어한다고 그래요? 서문의 할머니는 계속 고맙다고 하셨잖아요, 못 들었어요?” 명빈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석유 씨는 관심 차원이고 나는 확인 차원이죠. 각자 역할이 있는 거니까, 빨리 출발해요. 곧 해 질 거예요.” 석유는 이를 한 번 꽉 물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거리도 가까워서 10분 만에 도착했다. 석유가 차를 세우자 명빈이 먼저 내려 짐을 들어 올렸다. “이렇게 많이 샀어요? 석유 씨, 겉보기랑 다르게 은근히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석유는 차갑게 명빈을 한 번 흘겨보고 아무 말없이 서문의 집으로 걸어갔다. 저녁노을 아래, 명빈은 석유의 귀 끝이 희미하게 붉어진 것을 분명히 봤다. 그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나왔고 걸음을 재촉해 뒤따라갔다. 집에 도착했을 때, 권명숙 할머니는 아직 폐지를 주우러 나가 있었고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서문은 마당에서 불을 피워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오자, 서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명빈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왜 또 왔어요?” 명빈은 마당 한쪽에서 타고 있는 화덕을 보고 놀란 듯 물었다. “이건 뭐야?” “산에서 나뭇가지 주워 와서 불 피워요. 가스비 아끼려고요.” 석유가 비웃듯 말했다. “현실감각이 없어도 너무 없네요.” 그 말에 명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석유도 충분히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면서 오히려 자신을 비꼬고 있었다. 곧 석유는 서문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더러워진 얼굴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안으로 들어와요.” 그리고 명빈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사람 시켜서 밥하게 할게요.” 말이 끝나자마자 서문의 손을 잡아끌었다. 서문은 당황해서 눈을 크게 떴고, 명빈을 한 번, 석유를 한 번 번갈아 보며 버둥거렸다. “뭐 하는 거예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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