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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2화

명빈은 석유가 민망해하는 걸 알아차린 듯 바로 몸을 돌렸다. 그러다 문 앞에서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말했다. “제가 고른 거 아니에요. 사이즈만 말했더니 매장에서 알아서 보내준 거예요.”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바꿔 달라고 할게요.” 석유는 당장이라도 그 속옷을 명빈 얼굴에 던지고 싶었지만 간신히 표정을 눌러 담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명빈은 놀란 척 눈을 크게 뜨고는 금세 뭔가 깨달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아. 원래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 거였어요?” 석유는 한 손으로 이불을 움켜쥔 채 옆에 있던 베개를 그대로 던졌다. 재빨리 몸을 피한 뒤 웃으며 문을 닫고 나갔다. 석유는 머리가 지끈거렸는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 석유가 옷을 갈아입고 세수까지 마친 뒤 밖으로 나오자 명빈은 주방 바 테이블 앞에서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명빈은 석유를 보자마자 눈빛이 확 밝아지더니 반짝이는 눈으로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청 잘 어울리는데요? 역시 내가 안목이 끝내줘요. 이제 석유 씨 옷은 제가 다 골라줄게요.” 석유 귀 끝이 뜨거워졌다. 대체 자기를 칭찬하는 건지 자기 취향을 자랑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석유는 그냥 못 들은 척 시선을 돌리고는 차갑게 물었다. “밥 먹어도 돼요?” 명빈은 접시를 들고 와 석유 앞에 내려놨다. “먹어봐요. 괜찮은지.” 석유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 “직접 만든 거예요?” 명빈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사 왔죠.” 석유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맛있는 거랑 명빈 씨가 무슨 상관인데요?” 명빈은 눈을 접어 웃었다. “당연히 상관있죠. 남이 사 온 것보다 제가 사 온 게 더 맛있으니까.” 석유는 정말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명빈의 자기애는 이제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곧 남자는 여자의 옆 의자에 앉고는 몸을 숙여 팔 위에 턱을 괸 채 석유를 빤히 바라봤다. 눈빛은 반짝였고 시선은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아 괜히 불편해질 정도였다. 석유는 샌드위치를 집어 들다가 명빈 시선과 마주쳤다. 순간 심장이 쿵쿵 뛰었지만 곧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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