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45화
30분쯤 지나자 명빈이 주문한 저녁이 도착했는데, 바로 어제 둘이 갔던 바로 그 식당 음식이었다.
석유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고기도 그대로 들어 있었다.
반찬 네 가지에 국까지 곁들여진 밥상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고, 맛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마치 사람 좋은 척도 잘하고 센스도 좋은 명빈처럼 말이다.
석유가 식사를 다 마칠 즈음 명빈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술을 마신 후의 명빈의 목소리는 전보다 한층 더 허스키하고 낮았다.
[저녁 먹었어요?]
이에 석유는 짧게 대답했다.
“먹었어요.”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고마워요.”
명빈은 조용히 말했다.
[석유 씨 그 집 소고기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근데 어제는 한 입도 안 먹었잖아요.]
아주 평범한 말이었으나 이상하게도 석유 가슴속에는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들었다.
묵직한 감정이 계속 심장을 짓누르는 느낌에,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석유가 한동안 대답이 없자 명빈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설마 감동했어요? 이렇게 쉽게 감동하는 건 전혀 석유 씨답지 않은데요?]
이에 석유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접대 중이라면서요? 바쁠 텐데 끊어요.”
명빈은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
[알았어요. 끝나고 다시 연락할게요.]
이상할 만큼 순한 목소리에 석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또 연락해요?”
그러자 명빈은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보고해야죠. 접대 끝나고 집 잘 들어갔다고요. 그래야 석유 씨가 걱정 안 할 테니까요.]
“걱정 안 해요.”
담담하게 말하는 석유에 명빈은 느긋하게 받아쳤다.
[석유 씨가 걱정하든 말든 그건 석유 씨 마음이고 근데 안 걱정하게 만드는 건 제 책임이죠.]
그러고는 석유가 반박하기도 전에 바로 말을 이었다.
[내 생각 좀 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만 끊을게요.]
통화는 그렇게 끝났고 석유는 휴대폰을 쥔 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정말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네.’
가만히 못 있는 날에는 또 무슨 사고를 칠지 알 수가 없고, 반대로 이렇게 지나치게 얌전할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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