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47화
명빈은 전화를 거의 바로 받았고 조금 놀란 목소리였다.
[왜요?]
석유는 전화를 건 순간 자신이 괜히 충동적으로 행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일부러 더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에 들어가서 자요.”
전화기 너머는 한동안 조용하다가 명빈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나 감기 걸릴까 봐 걱정해 주는 거예요? 이렇게까지 신경 써줄 줄은 몰랐어요.]
석유의 희고 차가운 피부 위로 옅은 홍조가 번지더니 이내 차갑게 말했다.
“끊어요.”
석유는 명빈이 또 능청스럽게 놀릴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침대에 누웠지만 미간은 쉽게 펴지지 않았고, 한참 뒤에야 휴대폰 전원을 끄고 불을 끈 채 잠들었다.
...
다음 날.
희유는 바로 박물관으로 가지 않고 아침 일찍 아침거리를 챙겨 석유 집부터 찾았다.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연 석유는 운동복 차림이었고, 희유를 보자 작게 웃었다.
“웬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희유는 손에 든 보온통을 들어 보이며 햇살같이 환하게 웃었다.
“맛있는 거 가져다주려고 왔어요.”
그러다 석유 차림을 훑어보며 물었다.
“나가려고 했어요?”
석유는 웃으며 말했다.
“방금 뛰고 들어왔어.”
회사를 그만뒀어도 늦잠 자는 습관은 없는 석유에 희유는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했다.
“다행이네요. 자는 거 깨운 게 아니라서요.”
그 말에 석유는 반쯤 농담처럼 말했다.
“너는 언제 와도 돼. 한밤중이어도 괜찮아.”
집 안이 따뜻해 코트를 벗던 희유는 그 말을 듣고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석유를 돌아봤다.
그리고 문득 오늘 석유의 기분이 꽤 좋아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이윽고 석유는 표정을 가다듬으며 물었다.
“왜 그렇게 봐?”
희유는 웃음을 머금은 채 입꼬리를 휘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희유는 보온통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걸어가면서 뭘 가져왔는지 하나하나 설명하던 희유는 식탁 위에 놓인 다른 보온통을 발견하곤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리고는 돌아보며 웃었다.
“이건 누가 준 거예요?”
그러자 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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