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66화
석유는 명빈이 이렇게까지 눈치가 빠를 줄은 몰라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확실히 명빈의 말대로 석유는 김하운 때문에 저런 얘기를 한 것이었다.
석유가 퇴사한 뒤, 김하운이 HM그룹 협력 프로젝트를 넘겨받았고, 이후 업무 인수인계를 하며 여러 차례 엄계훈의 이야기했었다.
일 처리도 안정적이고 책임감도 강한 데다가 소통 역시 매끄럽다고 했다.
그렇기에 석유는 HM그룹에서 또 담당자를 교체해 김하운의 업무까지 복잡해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명빈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질투 나는데요?]
석유는 말문이 막혔다가 잠시 뒤 진지하게 말했다.
“저도 회사 생각해서 하는 말이에요.”
명빈은 못마땅한 듯 코웃음 쳤다.
[지금 회사에 있으니까 직접 와서 얘기해요.]
‘이 정도 일로 무슨 대화를 더 하겠다는 건지.’
석유는 명빈의 속셈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전 이미 퇴사했어요. 프로젝트 멈춰서 손해 보는 것도 명빈 씨 회사잖아요.”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어떻게 할지는 명빈 씨가 알아서 잘 판단해요.”
말을 끝낸 석유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저 휴대폰을 던져두고는 자기 일을 하러 갔다.
물론 그 시각 명빈이 사무실에서 이를 갈며 휴대폰만 노려보고 있다는 건 알 리 없었다.
‘하석유, 진짜. 무드라는 게 하나도 없네.’
차갑고 단단한 게 꼭 돌덩이 같았지만 명빈은 그런 석유를 보석처럼 품고 있었다.
오후는 조용히 흘러갔다.
해가 거의 질 무렵 석유는 김하운에게 전화받았는데 시간 괜찮으면 저녁 먹자는 요청이었다.
석유는 엄계훈 일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흔쾌히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약속 장소 식당에 도착해 룸 안에 앉아 있는 명빈을 보는 순간, 석유는 저 남자가 얼마나 교활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곧 명빈은 눈을 들어 석유를 바라보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유민래 방법 괜찮네요.”
그러자 석유는 비웃듯 말했다.
“그러니까 결국 명빈 씨는 유민래 씨랑 같은 부류라는 거네요?”
곧 명빈은 입꼬리를 올렸다.
“석유 씨. 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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