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41화
방으로 돌아온 석유는 샤워를 마치고 나오던 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겉옷을 걸친 뒤 문을 열자 명빈이 문틀에 비스듬히 기대선 채 웃으며 석유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를 너무 많이 마셔서 잠이 안 와요.”
석유는 막 샤워를 마친 참이었다.
살짝 젖은 머리카락 끝이 눈가를 스쳤고, 검고 맑은 눈동자는 차갑도록 선명했다.
희고 투명한 피부에는 옅은 분홍빛이 감돌았고, 명빈의 눈빛은 한층 짙어졌다.
곧 손을 들어 석유의 짧은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방금 씻었어요? 그러면 밖에는 안 나갈게요. 밖은 추우니까 석유 씨 방에 있을래요.”
말을 마치자 석유가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양손으로 석유의 어깨를 밀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석유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문 닫아요.”
명빈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뒷손으로 방문을 단단히 닫았다.
방 안으로 들어온 명빈은 석유의 방을 둘러보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여자 방 같지는 않네요.”
석유는 고개를 돌려 명빈을 바라봤다.
“여자 방을 본 적은 있고요?”
명빈은 피식 웃었다.
“본 적은 없어요. 우리 집에는 여자도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안 봐도 어느 정도는 상상할 수 있잖아요.”
석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강성에서 지내던 집이랑 똑같은데 뭐가 그렇게 신기해요?”
강성의 집을 명빈이 안 가본 것도 아니었다.
명빈은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며 고개를 기울여 웃었다.
“그래도 다르죠.”
“여기는 석유가 어릴 때부터 자란 집이잖아요. 여자 방 같지는 않아도 이상하게 어디를 봐도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석유는 명빈을 한 번 흘겨본 뒤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이에 명빈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오늘도 일하려고요? 이제 설 연휴 이틀째밖에 안 됐는데.”
짧은 머리 아래 드러난 석유의 옆모습은 또렷하고 아름다웠다.
타고난 차가움과 거리감이 겨울밤과 하나가 된 듯했다.
석유는 화면을 바라본 채 담담하게 말했다.
“연초에 시작할 DW 프로젝트가 있어요. 갑자기 중요한 부분이 하나 생각나서 지금 추가하려고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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