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80화
명빈은 석유의 손을 놓더니 재빨리 몸을 숙여 여자의 뺨에 입을 맞췄다.
“내가 받아서 석유 씨한테 줄게요.”
석유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명빈을 바라봤지만 남자는 이미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
봄의 끝자락이자 여름이 시작할 쯤이었다.
바람은 따뜻했고 구름은 옅었고 정원에는 짙푸른 녹음이 가득했다.
티아라와 하얀 면사포를 쓴 희유는 꽃에 둘러싸인 요정처럼 서 있었고, 두 손에는 묵직한 부케가 들려 있었다.
부케를 던지기 전, 희유는 일부러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석유가 두 사람이 미리 약속한 자리에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희유는 붉은 입술에 환한 미소를 띠며 힘껏 부케를 던졌다.
두 사람이 미리 맞춰둔 방향이었다.
석유의 키와 순발력이라면 부케를 받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명빈은 반드시 부케를 손에 넣겠다는 마음으로 잔뜩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지는 가운데, 부케가 자신이 서 있는 방향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손에 떨어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았고, 남녀가 뒤엉켜 서로 밀고 뛰어오르는 바람에 명빈도 누가 부케를 받았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잘생긴 얼굴에 옅은 짜증이 떠올랐다.
조금 전 석유 앞에서 자신만만하게 큰소리를 쳤는데, 결국 허풍만 떤 꼴이 됐다.
게다가 부케를 받지 못하자 이유를 알 수 없는 허전함까지 밀려왔다.
명빈이 돌아서려던 순간, 빽빽하게 모여 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양옆으로 갈라지더니 길이 하나 생겼다.
명빈이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자 석유가 부케를 든 채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명빈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스쳤다가 이내 환한 기쁨이 번졌다.
입가에 피어난 미소는 봄 햇살 아래 만개한 꽃처럼 눈부시고 환했다.
석유가 내민 부케를 받아 든 명빈은 그대로 여자를 번쩍 안아 올리더니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빙글빙글 돌았다.
주변에서는 일제히 야유와 웃음이 터져 나왔고, 희유마저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었다.
석유는 사람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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