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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0화

“할머니도 즐거우세요?” 손경애는 당연히 대꾸하지 않았으나 유청은 개의치 않고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동시에 창문과 방문이 굳게 닫혔다. 그 바람에 방 안의 모든 것이 한층 더 어두워지며 구석구석 썩은 내와 음침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 유청이 앞마당으로 돌아왔을 때 명경은 이미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를 본 순간 유청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명경 씨.” 명경이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예전의 민씨 저택은 사람을 잡아먹는 지옥 같았다. 이제 지옥의 문이 열렸지만, 그렇다고 생기가 도는 기운이 살아난 것도 아니었다. 유청의 미소는 여전히 부드럽고 아름다웠으며, 그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이 집과 어울리지 않았다. 곧 명경이 유청에게 걸어가 손을 들어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내 집으로 들어와요. 아니면 집을 새로 사든지. 여기로는 돌아오지 말고요.” 유청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고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명경의 눈매가 깊어졌다. “이렇게 순순히 말을 듣다니, 유청 씨답지 않네요?” 이에 유청이 눈썹을 치켰다. “전 원래 늘 말 잘 들었는데요?” 그 말에 명경은 굳이 반박하지 않고, 유청의 손을 잡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명경의 별장으로 돌아와 들어서자마자 거실에 앉아 있는 무진이 보였다. 서슬 퍼런 눈빛이 유청을 훑고 지나갔고, 명경을 마주하고서야 거두며 고개를 숙였다. “사장님.” 명경이 유청에게 말했다. “위층에 올라가서 기다려요.” 유청이 부드럽게 웃었다. “네, 말씀 천천히 나누세요. 화내지 마시고 다투지도 마시고요.” “알았어요!” 명경의 말투에는 애정이 묻어 있었다. 그런 모습을 무진은 싸늘한 눈으로 지켜보며 유청의 위선을 지독히 혐오했다. 그 눈빛은 마치 충신이 군왕 곁에서 아첨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충신을 모함하는 간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유청이 위층으로 올라간 뒤 명경이 소파에 앉자, 그제야 무진이 서늘하게 입을 열었다. “사장님, 린아를 밀수로 보내고 다시는 온성에 오지 못하게 하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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