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1장
예전에도 두 사람은 종종 손깍지를 끼곤 했다. 얼굴은 가릴 수 있고 분위기는 바뀔 수 있고 눈빛도 들키지 않게 연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손 크기만은 바뀔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이 잡았던 손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서정희의 작은 손이 그의 큰 손안에 꼭 들어 맞았다.
하지만 손바닥에 굳은 살이 많아진 걸 보니 몇 년간 잘 지내지 못한 듯 했다.
서정희가 손을 뿌리치자 염정훈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해요. 방금 전 부인이 생각나서 실례되는 짓을 했네요.”
서정희가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염정훈의 얼굴에 큰 변화가 없고 눈동자에 빛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자신이 쓸데없는 생각을 한 듯 했다.
“괜찮아요.”
“저는 무슨 병일까요?”
“약효가 너무 강해서 생긴 부작용일 가능성이 커요. 오늘부터 용량 줄이고 다른 약을 만들어 드릴 게요. 그리고 시간 될 때마다 뒷산의 샘물에 몸 좀 담그고 있어요. 몸에 좋을 거예요. 약밥 만들어 올 테니까 잠깐 쉬고 있어요. 이따가 맥 짚어 드릴 게요.”
“수고하세요.”
염정훈은 병든 몸을 침대에 뉘이고 눈을 감았다. 눈에 띄게 허약해진 모습이었다.
서정희는 재빨리 뒤뜰에 가 닭 한 마리를 잡아왔다. 버섯과 약재 몇 가지를 따서 깨끗이 씻은 닭과 함께 뚝배기에 넣어 끓였다. 그리고는 죽 한 그릇도 뚝딱 끓였다.
지금 염정훈은 영양 보충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하게 보충할 수는 없으니 선을 잘 지켜야 했다.
서정희가 자리를 떠나자 염정훈이 진영을 불렀다.
“대표님, 부르셨어요? 아직 약 드실 시간 안 됐는데.”
염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 좀 닫아. 주변에 다른 사람 못 오게 하고.”
진영은 진상정보다 더 믿음직스러웠다. 모든 것을 마친 후에 염정훈 옆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시키신 대로 했어요.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
염정훈이 소곤소곤 말했다. “소희가 정확히 몇 살인지 알고 싶어. 가서 좀 떠봐.”
“갑자기 소희는 왜요?”
염정훈은 더 설명하지 않았다. “시키는 대로 해.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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