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9장
이 세상에는 염정훈이 못해내는 일은 없었다. 더욱이 서정희와는 애 넷이나 있었다. 이럴수록 급하면 안 되었다.
서정희와는 하루 이틀 사이에 풀어질 관계가 아니었고 계기가 필요했다.
방금 전에 서정희의 웃음을 떠올리면서, 염정훈은 진심이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정희야, 목욕가운이 어디에 있어?”
염정훈의 옷은 모두 피가 묻어서 입을 수가 없었기에 서정희는 명훈더러 옷을 가져다주라고 했다.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 자신은 미리 자리를 피하고, 명훈더러 옷을 입히라고 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옷을 다 입히고 방으로 모시라고 했습니다.”
염정훈은 표정이 굳었다. 서정희는 이런 방식으로 두 사람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염정훈은 그런다고 포기할 사람은 아니었다.
며칠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예전처럼 또다시 날이 거듭되는 그리움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하늘에 걸린 둥근달을 바라보면서, 염정훈은 빨리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정희는 염정훈이 자신을 귀찮게 굴거라고 예상했지만, 그 뒤로 며칠 간 염정훈은 그녀를 일부러 찾지 않았다. 오히려 제숙과 많이 가까워졌다.
제숙은 그에게 일을 줬다. 예를 들어서 옥수수 알을 까라고 하거나, 옥수수를 수확할 때 염정훈을 조수로 부려먹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염정훈은 이미 농시일이 몸에 배었다. 그는 바지를 말아 올리고 옥수수 밭에서 낫을 들고 옥수숫대를 잘랐다.
속도는 느렸지만, 체력이 좋았다.
제숙은 염정훈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너 이놈, 옥수수 수확 체질을 타고났구나. 여기 남아서 날 도와 농사나 할래?”
염정훈은 굳이 에둘러서 말하지 않았다.
“저야 당연히 좋죠. 할머니만 저를 싫어하시지 않으면요.”
염정훈을 만나기 전 제숙은 염정훈에게 나쁜 놈, 배신자 등과 같은 꼬리표를 붙였었는데, 지금은 부지런하고, 체력이 좋으며, 옥수수 수확에 능한 젊은라는 인상이 박혔다.
자신의 상상처럼 나쁜 인가은 아닌 것 같고, 중요하게는 서정희에 대한 사랑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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