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3장
염정훈은 그제야 다시 정신을 차렸다. 너무 기쁜 나머지 불타오르던 욕망에 행동이 거칠어졌다. 큰비를 맞으며 온 서정희는 분명 다쳤을 것이다.
“정희야, 어디 다쳤어?”
서정희는 아직까지 머리가 멍해 있는 상태였다. 아무 생각 없이 좇아왔다가 막상 염정훈을 만나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어젯밤에 염정훈에게 그렇게 심한 말을 했는데 지금 이렇게 또 갑자기 변했으니 말이다.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염정훈과 어떻게 말을 이어야 할지 몰라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했다.
“괜, 괜찮아.”
동굴 안에는 조명 같은 도구가 없어 주위가 매우 어두웠다.
낮이지만 사실 밤이나 다름없었다.
다행히 야외에서 지낸 경험이 많은 염정훈은 비가 오기 전에 마른 장작을 모아뒀다. 사용하기 전에 서정희가 때마침 이곳에 왔던 것이다.
점화기를 꺼내 마른 장작에 재빨리 불을 붙였다.
어두운 동굴 안으로 순식간에 따뜻한 빛이 들어왔다.
검은 바람막이 등산복을 입은 서정희를 돌아보던 염정훈은 군데군데 찢어진 옷 사이로 그녀의 민소매를 보았다.
“어디 다쳤어?”
염정훈이 다시 한번 물었다.
오랜 시간 훈련하며 살아온 서정희는 염정훈의 앞에서 허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등 뒤에 손을 숨기며 말했다.
“별일 없어. 산길도 익숙해서...”
염정훈은 그녀의 등 뒤에서 손목을 잡아당겼다. 피범벅이 된 손바닥을 본 순간 마음이 아팠다.
“정희야!”
“괜찮아. 정훈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그렇게 나약한 사람은 아니야. 이까짓 상처 며칠이면 나을 거야.”
염정훈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미안해, 나 때문에 또 다치게 해서.”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정훈 씨 때문이 아니라 내가 걱정돼서 온 거야. 여기서 죽기라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내 의술을 의심할까 봐... 웁...”
염정훈은 이런 방법으로 그녀의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바보 멍청이라고 해도 서정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전에는 서정희와 재결합을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그때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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