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2장

차는 집으로 가지 않고, 호텔 앞에서 멈췄다.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서정희가 물었다. “왜 날 이런 곳에 데려온 거야?” 염정훈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콧등을 스치면서 말했다. “예전에는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았어. 우리가 부부였지만, 일반 연인들보다도 못했잖아. 그래서 당신과 못해본 일들을 이제 일일이 찾아 하려고.” 머리 위에서 눈부신 빛이 내리비춰 염정훈의 부드러운 눈빛이 유난히 두드러졌다. 서정희는 갑자기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 남자 확실히 변했다. 이때 염정훈은 허리를 굽혀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대더니 낮은 소리를 속삭였다. “100층에서 하면 더 자극적이지 않겠어?” 서정희:“......” 미친 놈. 염정훈은 체면 불구하고 서정희를 끌고 엘리베이터 문을 나섰다. 띠-방문이 열리자 서정희는 거의 밀리다시피 방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방안은 장미로 가득했다. 카펫 위에도 장미 꽃잎이 두껍게 뒤덮여 있었고, 장미의 향이 방안을 꽉 채웠다. “당신......” 염정훈은 서정희를 화장실 안으로 밀면서 말했다. “얼른 가면 벗어. 왠지 바람난 느낌이 나.” 염정훈의 말에 서정희는 울상을 했다. 뭘 또 그렇게 따져? 그녀는 화장을 지우고 샤워까지 했다. 그러고 나오는데 옷걸이에서 그녀를 위한 드레스를 발견했다. 뭘 이렇게까지. 그녀는 드레스를 갈아입고, 머리를 뒤로 묶어 올렸다. 그런데 놀라웠던 건 옆에 흰색 베일 리본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그녀는 염정훈이 자신을 위해 어떤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는지 궁금했다. 화장실 문을 열자, 방안의 불은 이미 꺼져 있었다. 장미 장식 위에는 반짝이 등이 가득 걸려 있어서 로맨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정희는 누군가가 튀어나와서 파티 폭죽을 터뜨릴까 봐 겁이 났다. 다행히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염정훈은 꽃으로 가득한 꽃 바다 중심에 서서 장미를 들고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걸어가다가 서서 팔짱을 끼고 쳐다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