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5장

“내가 둘 대화를 직접 듣지 못했다면 당신이 이렇게 눈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인 줄 몰랐을 것입니다.” 오 집사는 바로 일어나 자신의 뺨을 때리며 용서를 빌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바네사 씨. 제발 용서해줘요. 제가 몰라뵈서 이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도련님, 제가 오랜 세월 부씨 집안에서 일한 것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만 봐줘요! 제가 정말 정신이 나갔어요.” “나이도 들었으니 집사직은 그만 둬요. 손님을 괴롭히라고 그 높은 월급을 지불하는 거 아니에요.” 이 말을 듣고 오 집사는 더욱 슬프게 울었다. 집사 직은 연봉이 높고 불법의 수입도 많아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때 한시안이 찾아왔다. “무슨 일입니까?” 한시안이 서정희를 보며 위하는 척 입을 열었다. “바네사 씨, 손님인데 하인한테 불만이 있으면 저한테 말씀 하세요. 그저 방으로 안내하라고 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예전의 어린 소녀였으면 서정희는 한시안이 상냥한 여자라고 착각을 했을 거다. 하지만 최근 일들로 보아 한시안은 한송이 보다 훨씬 어려운 상대었다. 자신 때문에 한송이가 뺨을 맞은 게 마음에 걸린 것 같다. 또 부남진도 깨어났으니 자신이 필요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전형적인 배은망덕이다. 필요할 때만 잘해주고 다 써먹으면 태도가 완전히 바뀌는 그런 사람. 하지만 부남진과 부장성이 서정희한테 부탁을 했으니 한시안은 할 수 없이 그녀를 받아들여야 했고 한송이처럼 대놓고 천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 집사를 통해 사람을 괴롭혔다. 서정희가 부남진 앞에서 온순한 모습을 보이니 그녀를 호구로 착각한 것 같다. 지금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오 집사는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다. 서정희는 궁금했다. 과연 오 집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한시안을 배신할까? 그럼 참 재밌는 그림이 될텐데. “사모님, 초면인데 집사님이 왜 저한테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보일러가 없는 방을 준배하고 저보고 참으라고 하셨어요. 전 여자고, 몸도 안 좋은데 이 추운 날씨를 어떻게 견뎌야 합니까? 참을 수 있지만 제가 아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