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7장

그 말을 하자 한시안은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 “입 닥쳐. 아빠 앞에서 금기 사안인 걸 알면서 떠들어대?” “금기는 무슨. 분명 아빠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조강지처를 버린 거잖아. 나중에 엄마랑 결혼하고 나서야 차츰 인생의 상승세를 탄 거지. 그러고 보면 아빠도 나쁜 남자야.” “허튼 소리. 누가 너랑 그런 말을 했어?” 한송이는 혀를 날름거리면서 말했다. “외할머니가 알려줬는데.” “그건 네 외할머니가 헛소리한 거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우리 한씨 집안이 네 아빠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야. 네 아빠 성격이 안 좋다는 걸 알면서 이래? 만약 아빠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다가는 바로 뺨이 날아올 거야.” “알았어. 그냥 해본 소리야. 저 여자 생김새가 너무 보통이고, 전혀 아빠를 닮지 않았잖아.” “오늘 너도 보다시피 네 아빠랑 오빠가 저 여자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해. 집사도 저 여자 때문에 단박에 자르잖아. 앞으로는 저 년 앞에서 조심해. 머리가 좋아서 넌 상대가 안 돼.” 그러자 한송이가 피식거렸다. “머리가 좋아봤자 가족이 없는 고아잖아. 평상 내 발꿈치에도 못 미치는 평민인데 뭐가 겁나서.” “됐어. 그만해. 며칠 동안은 아빠 앞에서 표현 잘해. 저 여자랑 더 이상 모순을 만들지 마.” “알았어. 엄마. 그럼 아저씨는 어떻게 할 거야?” “지금 아빠가 화난 상태라 어쩔 수 없어. 우선 오 집사더러 한동안 참으라고 할 수밖에 없어. 저 여자도 방자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한시안의 눈에 독기가 서렸다. 서정희는 부남진을 끌고 다실로 돌아왔다. 부남진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서정희에게 사과했다. “또 너한테 미안하게 됐구나.” 부남진은 오늘 일을 누가 꾸민 건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한시안은 자신의 아내이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체면을 구길 수 없어서 모든 죄를 오 집사에게 뒤집어씌웠다. “괜찮아요.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네가 너무 마음이 약해서 그래.” 서정희가 웃었다. 그러고는 차를 부어주면서 말했다. “할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