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9장
부남진은 그저 서정희를 친절하게 대했을 뿐, 며느리를 삼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었다.
다만 한시안이 서정희를 쓰레기 대하듯 하는 모습에 기분이 나빴다.
“바네사는 세계에서도 유명한 의사야. 어디가 장성이와 안 어울린다는 거야?”
“송이의 말을 못 들었어. 저 여자가 애도 낳았다고 하잖아요. 그것도 녹색 눈동자를 가진 애를. 어쩌면 남편이 어느 부족 사람일 수도 있는데, 난 우리 아들이 애 딸린 헌신짝을 배우자로 삼는 모습은 못 봐요.”
팍!
이때 부남진이 있는 힘껏 테이블을 내리쳤다.
“한시안, 말이라고 다 뱉는 거 아냐. 며느리를 삼겠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 그저 내 목숨을 구해줬고, 가족도 없는 애라 좀 더 관심했을 뿐이야. 게다가 바네사의 명성으로 돈이 부족할 것도 아니고. 바네사의 말이 맞아.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더라도 병 걸리면 어쩔 수 없어. 환자로 받을지 안 받을 지는 바네사의 마음이야. 그건 환자로서 나도 마찬가지겠지.”
한시안은 부남진이 화내자 바로 꼬리를 내렸다.
“여보, 그냥 당신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봐 걱정돼서 말해본 거예요. 없다면 저도 안심하죠. 화내지 말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요? 오늘밤 진짜 추운 방에서 자게 놔둘 거예요?”
“만약 당신이 손수 보여주지 않으면 앞으로 송이는 평생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할 거야. 그리고 이미 내 뱉은 말이니까 더 이상의 논의할 여지가 없어.”
한시안은 부남진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자 화내면서 돌아섰다.
“그래! 당신은 대단한 각하셨지. 깜빡했네.”
그러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갔다. 한송이는 한시안의 성격을 꼭 닮았다.
한시안은 보기에 너그러운 사모님이었지, 사실 본성 자체는 부잣집 오만한 큰 아가씨였다.
부남진은 낮게 탄식하고 테이블 옆으로 걸어가더니 밀실에서 화폭 하나를 꺼냈다.
수묵인물화였다. 흑백으로 그린 인물화였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했다.
한 소녀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남진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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