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4장

부장정은 서정희의 몸이 굳어진 걸 느끼고 바로 손을 거두면서 사과했다. “미안해요. 방금 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가 실례를 했네요.” 서정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말했다. “알아요. 장정 씨는 얼른 가서 손님들을 접대하세요. 저를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부장정은 자신의 손가락을 만졌다. 방금 전에 바네사의 피부는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이상한 느낌이 속으로부터 밀려왔다. 뜨러운 기운이었다. 손님들이 모두 착석했다. 오늘 30명 정도 찾아왔는데, 다들 낮은 소리로 속삭이면서 예의를 지켰다. 일부는 부남진과 인사를 건네받고는 자리에 앉았다. 한시안은 부남진의 팔짱을 낀 채,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얼굴에 걸고 있었다. 타인의 눈에는 언제나 너그럽고 부드러운 사모님 이미지였다. 만약 오 집사의 사건이 아니었더라면 서정희도 그녀의 본 모습을 몰랐을 것이다. 부장정은 서정희를 향해 손짓하여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라고 했다. “바네사, 이쪽으로 오세요.” 서정희는 구석에 앉으려고 했는데, 부장정이 부르자 어쩔 수 없이 걸어갔다. 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서정희에게로 몰렸다. 오늘에는 다들 신분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서정희는 부담스러웠다. “각하, 이 분이 바네사 선생님이시죠?” 부남진은 미소를 지으면서 소개했다. “맞네. 나이가 어리지만 우 선생니모과 원 선생님 모두 인정하는 친구네.” “뉴스에서만 듣던 분을 오늘 직접 만나볼 수 있을 줄은 몰랐네요.” “젊은 나이에 그런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웠을 텐데, 대단합니다.” “과찬이십니다. 그저 운이 따랐을 뿐입니다.” “참 훌륭한 분이시네요. 의술이 대단할뿐더러 이리 겸손할 줄이야.” 사람들은 그녀가 부남진을 살린 사실만 알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족히 감탄할 일이었다. 한송이는 질투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분명 자신이 부남진의 딸인데, 모든 사람들이 서정희를 받들고 나섰다. 한시안은 한송이의 손등을 토닥거리면서 이럴 때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오늘 모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