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5장
염정훈은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말했다.
“저를 치료해 주는 동안 함께 지내면서 알게 됐죠.”
염정훈의 말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부장정은 자신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함께 지냈다는 말에 유난히 신경이 쓰였다.
염정훈은 말을 마치고 바로 시선을 거두더니, 아무 말도 안 했다는 듯 무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서정희도 타인의 시선 때문에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필경 국가차원의 연회이다 보니, 만찬 내내 엄청 조용했고, 가야금 반주 소리밖에 안 들렸다.
서정희는 예술작품과도 같은 요리들을 보면서 신기했다.
만찬을 마치자 부남진은 들어갔다. 젊은이들끼리 얘기를 나누라는 의미였다.
오늘은 선자리가 맞았다. 한시안은 이 기회를 빌려 부장정에게 여자들을 소개해줄 계획이었다. 초대장을 받은 여자들은 대부분 집안이 대단했고, 다들 학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곳에서는 외모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한시안은 부장정을 부추겼다.
“네가 이번에 어렵게 집에 오래 머무는데, 아예 혼사를 해결해 버리자.”
부장정은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이지 않고 살짝 기분이 나쁜 표정으로 말했다.
“저 결혼할 생각 없어요.”
“이제 서른이 넘었는데, 생각을 해야지. 정훈이를 봐봐. 이제 아들도 임무를 수행하잖아. 넌 아직도 혼자고. 일단 여자랑 사귀어 봐봐.”
“여자는 번거로워요.”
“번거롭기는 뭐가? 얼른 가. 오늘 온 친구들 성격이든 학력이든 다 너랑 어울리던데. 기억해. 이건 아빠의 명령이기도 해. 조금 있다가 춤이라도 가서 춰.”
부장정은 담배를 버리면서 중얼거렸다.
“귀찮아.”
그의 시선에는 다들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람들이었다.
부장정의 시선이 멈춘 여인이라면 다들 심박수가 빨라졌다. 누가 부장정의 댄스 파트너가 되는 걸 거부하겠는가?
그런 눈빛들을 쳐다보면서 부장정은 전혀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의 시선은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서정희에게서 멈췄다.
분명 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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