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6장

서정희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염정훈을 쳐다봤다. 이 사람 또 왜 이래? 염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옆에 앉았다. 한송이가 염정훈을 향해 다가왔다. “정훈이 오빠, 우리 춤 추자.” “안돼. 이미 파트너 찾았어.” 염정훈은 서정희를 짚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한송이는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여자랑?” “그래.” 염정훈은 서정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바네사, 우리 가서 춤을 출까요?” “네.” 염정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더니 한 손은 등뒤로 가져가고, 한손으로는 서정희를 향해 춤을 청하는 신사의 제스처를 했다. 그러자 서정희는 손을 염정훈의 손바닥에 살짝 얹었다. 그러자 큰 손이 바로 그녀의 손을 가볍게 감쌌다. 가면 아래 그녀의 얼굴은 약간 빨개졌다. 두 사람은 처음 춤을 췄다. 염정훈은 대놓고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고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러자 그녀의 가슴이 염정훈의 가슴에 닿았다. 분명 애 셋을 낳은 두 사람이지만, 지금 이 순간 마치 처음 사랑에 빠진 연인인 듯 설레었다. 염정훈의 손바닥에는 이미 땀이 질벅했다. 염정훈과 춤을 추고자 했던 한송이의 계획이 망가졌다. 이때 송희재가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송이야, 나랑 함께 춤을 출래?” “아니요.” 한송이는 어려서부터 너무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자신이 원하는 걸 가져야만 직성이 풀렸다. 그래서 안 가지면 안 가졌지 가지려면 최상의 것을 소유해야 했다. 그래서 염정훈이 서정희와 춤을 춘다고 해서, 송희재와 춤을 추고 싶은 생각은 꼬물만치도 없었다. 한송이와 마찬가지의 생각을 가진 부장정은 자신에게 다가온 여인들을 다 거절하고 나중에는 한송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한송이는 짜증난 표정으로 말했다. “오빠, 지금 몇 살인데, 파트너도 찾지 못해서 나랑 춤을 추자는 거야? 쪽팔려.” 부장정은 냉소를 지었다. “너도 마찬가지잖아.” “난 추기 싫어서이고, 만약 내가 원한다면 남자들이 미친 듯이 밀려올 걸.” 부장정은 냉정하게 말했다. “염정훈이 아니면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