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7장

한시안은 자신의 아들 딸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화가 머리끝까지 밀려왔다. 분명 저 두 사람을 위해 마련한 선자리인데,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음악이 끝나자 염정훈은 아쉬운 대로 서정희를 놔주었다. 그러자 한시안의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다. “이번에 우리 그이가 구사일생할 수 있었던 건 모두 두 사람 덕분이야. 술 한 잔 받아줘.” “사모님, 그건 제가 응당 해야 할 일이죠.” “정훈이는 너무 겸손해. 그렇지만 이 술은 꼭 마셔야 해.” 한시안이 아랫사람을 향해 손짓하자, 세 잔 술을 가지고 왔다. 그녀는 한 잔을 받아가고, 나머지는 두 사람에게 권했다. “바네사, 우리 딸이 전에 무례를 범했는데, 다 이 엄마 잘못이에요. 평소에 사랑만 주다보니 버릇없이 컸어요. 내가 대신 사과할게요. 앞으로도 우리 그이를 잘 돌봐줘요.” “사모님, 그럴 필요 없으세요.” 서정희는 한시안이 진심이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다만 겉으로 받아주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 “그럼 우리 원샷할까요?” 염정훈과 서정희는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술을 마셨다. 멀리에서 염정훈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자, 한송이는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송이야, 뭐가 그리 기뻐?” 송희재가 다가오자 한송이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아무것도 아니야.” 사실 한송이도 송희재의 이상형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한송이를 좋아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거듭된 거절로 인해 그도 짜증이 날만큼 났다. “송이야, 왜 다른 사람은 안 봐?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너를 좋아했는데, 넌 항상 정훈이만을 바라보잖아. 그런데 정훈이는 널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내 마음이야. 그러니까 나한테 신경 꺼. 난 무조건 정훈이 오빠랑 결혼할 거야.” 송희재는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그럼 술 한 잔 마시자. 앞으로는 다시는 널 귀찮게 안 할 테니까 정훈이랑 잘해봐.” “진짜 이 술만 마시면 날 귀찮게 안 할 거지?” “그럼.”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