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0장

한편 부장성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다. “확실히 괜찮은 거 맞죠?” “부장성 씨, 저 의사예요.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고요.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날씨가 춥고 쌀쌀하니 빨리 돌아가세요.” 발소리가 멀어지자 염정훈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말했다. “부장성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나 봐.” 부장성은 서정희에 대해 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서정희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부장성이 그녀를 너무 신경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감정이 그녀에 대한 고마움 때문인지 아니면 진짜로 그녀를 신경 쓰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을 너무 안 좋게만 생각하지 마.” 염정훈은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더니 침대에 눕혔다. “정희야, 여전히 순진하구나. 하늘 아래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해? 특히 남자가 여자에게 마음을 쓰기 시작하면 그것은 사랑밖에 없어.” 베개 위에 늘어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본 염정훈은 한 움큼을 집어 코끝에 갖다 댔다. “하지만 어떡하지? 너는 내 거야. 내 것일 수밖에 없어.” 오늘 또다시 불타오르는 밤을 맞게 되었다. 한시안은 발 씻을 물을 부남진의 발 옆에 놓은 후 쪼그리고 앉아 서정희가 지어준 약재로 그의 발을 담갔다. “남진 씨, 날짜를 계산해보니 우리가 안 지도 수십 년이 됐어요. 그동안 우리 함께 비바람을 맞았지만 행복도 누렸죠. 정말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진행됐어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부남진은 그녀의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당신은 여전히 젊어. 나만 늙었을 뿐이야.” 한시안은 부남진보다 열 살 어렸다. 부남진은 오랫동안 일에 신경을 쓰다 보니 더 빨리 늙었다. 한편 한시안은 자주 관리를 받았고 미용에 중시했다. 그러다 보니 겉으로 보면 두 사람은 부녀처럼 보였다. 한시안이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사람은 다 늙는 거예요. 당신과 결혼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고요. 지금 나에게는 오직 한가지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