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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장

서정희는 걸음을 멈추고 부장성을 바라보며 원래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죠?” 부장성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오자 서정희는 긴장했다. 정체를 들키면 염정훈에게 누가 되는 건 아닐까? 그들은 무조건 자신은 염정훈이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부장성은 스카프를 건네 줄 뿐이었다. “이거 떨어트렸어요.” 그의 손에 들린 스카프는 원래 크로스 백에 달린 장식이었다. 언제 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긴장했던 마음이 편해졌다. “감사합니다.” 서정희는 스카프를 건네 받고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던 전의현은 당황한 기색의 서정희를 보고 물었다. “왜 그래요?” “아는 사람을 봐서. 가요.” 서정희가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 전의현도 더는 묻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뭐 먹고 싶은 것 있어요?” 서정희는 아직도 다른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다 괜찮아요.” “그럼 제가 알아서 고를 게요.” 전의현은 커플레스토랑으로 유명한 곳으로 데려갔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곳엔 절대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서정희와 만나기 시작하면서 레스토랑에 관심이 생겨 몇 군데 저장까지 해 두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평점도 제일 높고 분위기가 있는 곳이었다. 도시 전체라 흰 눈에 뒤덮인 A시의 야경은 마치 동화 속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서정희는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이렇게 재수 없을 리가? 또 부장성과 그의 소개팅녀였다. 다행히 부장성은 그녀를 발견하지 못한 듯 했다. 조용히 얘기를 나누는데 전의현이 갑자기 전화 한 통을 받더니 안색이 파리해졌다. 시간을 확인한 서정희는 이제 때가 된 것 같았다. 예상대로 전의현은 자리를 뜨려 했다. “미안해요. 집에 급한 일이 생겼는데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괜찮아요. 무슨 일인데요?” 서정희가 물었다. “어머니가 눈길에 넘어졌는데 원래도 심장이 안 좋으셔서 병원에 모시고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저도 의사예요. 저도 같이 갈래요.” 서정희가 급히 뒤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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