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3장

부장정은 일반 신분이 아니었고, 더욱이 한시안과는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일이 계속해서 발효하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그래서 서정희는 얼른 손사래치며 말했다. “사모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 장정씨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요. 게다가 애도 낳았고, 남편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때 늘 차분했던 부장정이 갑자기 핵폭탄을 날렸다. “남편을 잊었다고 했잖아요. 평생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딸 한 명이 있다고 들었는데, 저 충분히 제 딸로 여기고 키울 자신이 있어요. 바네사에 대한 저의 마음 진심이에요.”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한시안은 뺨을 날렸나. “못난 놈. 진짜 오늘 엄마가 화나서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거야? 결혼할 상대를 찾으라고 했지, 누가 너더러 애까지 딸린 헌신짝을 찾으라고 했어? 너 미친 거 아냐?” “엄마, 저 이제는 성인이에요. 제가 뭘 하는지 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요.” 서정희가 조심스레 손을 들면서 말했다. “저기......제가 몇 마디만 해도 될까요? 각하, 사모님, 저 맹세코 아드님을 꼬신 적 없습니다. 사모님께서 그렇게 불안하시다면 저 바로 나갈게요.” 서정희가 나간다는 말에 저쪽에서 부남진이 또 테이블을 내리쳤다. “설 지나고 간다고 나랑 약속했잖아. 내 동의 없이는 어디도 못 가.” 부남진까지 화내자 한시안은 바로 얼굴이 굳어졌다. “두 사람 모두 어떻게 된 거야? 이 년이 대체 두 사람에게 무슨 약을 먹인 거야?” 부남진은 차가운 눈길로 한시안을 보면서 말했다. “그 일 때문에 이렇게 소란을 피운 거야? 두 사람이 뭐 못할 짓이라도 했어? 당신 아들 이제는 서른이 넘었어. 여자한테 마음이 가는 것도 정상이지. 그럼 당신 아들이 남자한테 설레어야 직성이 풀리겠어?” “그런데 저 여자는......” “바네사가 어때서? 젊은 나이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의사가 되었고, 당신이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바네사가 아직 당신 아들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시안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고는 손으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