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4장

이틀 후 봉시우는 부장장과 약속을 잡았다. “장정 오빠, 저한테 부탁했던 향수를 모아봤요.” “봐봐.” 봉시우의 앞에는 향수가 가득했다. 그녀는 보배를 내놓듯 소개했다. “오빠, 이게 다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라서 향이 좀 안 좋을 수 있어요. 맡아볼래요?” “얼마나 안 좋아?” 그는 서정희의 몸에서 나는 향이 신기했다. 약재 향이었지만, 맡기 거북하지 않았고, 오히려 맡으면 맡을수록 좋았다. 그런데 눈앞의 향수는 뚜껑을 여는 순간 역한 파스향이 몰려와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일이 뚜껑을 열어 거의 100가지 종류의 향을 맡아봤다. “좋아하는 향이 있어요?” “이게 아닌데.” “뭐가요?” “그 향은 어느 한 가지 식물의 향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식물을 혼합한 향이었는데, 어떤 향인지는 구체적으로 묘사가 안 돼. 여하튼 섞으니까 너무 짙은 향도 아니었고, 좋았어.” 봉시우는 가까이 다가오면서 말했다. “체취 외에는 그런 향이 없을 거예요. 그런데 세상에 약재 향을 체취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체취?......” 부장정은 입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전화를 걸었다. “음악회 때 내 앞에 앉았던 여자를 찾아봐.” 그러자 봉시우의 얼굴에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오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응. 그리고 고마워. 이 향수 값은 내가 지불해줄게.” 부장정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 오후에 할 일이 있었다. 부남진이 오늘 몇 명의 사절들을 만나기로 했기에, 얼른 가봐야 했다. 서정희는 처음으로 이런 고위급 연회에 참석해본다. 염정훈은 가면을 쓰고 나타났고, 그녀는 의사로서 멀리에서 따라가면서 돌발 상황을 대비해야 했다. 우현우도 그 가운데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주인공들에게 쏠린 틈을 타서 우현우가 조용히 서정희 옆으로 와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 “이 녀석 그동안 잘 지냈어?” “잘 지냈어요.” “너에 관해서는 나도 들은 거 있는데, 왜 당시 힘들 때 나를 찾아오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