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1장

한송이는 그대로 멍해졌다. “뭐라고? 우리 부씨 저택에 오래 머물 거라고?” “네,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부남진에게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은 한시안은 그저 상황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며칠간 서정희를 만나도 건방지게 굴지 못했고 겉으로라도 평화를 유지했다. 하지만 서정희는 부남진과 더 가까워졌다. 잠자는 시간 외에 하루 종일 같이 있었고 그의 방에 들어갈 때 부남진이 서정희의 손을 잡아주며 상냥하게 웃는 모습이 여러 번 눈에 띄었다. 한시안은 심지어 서정희와 그의 관계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람을 시켜 조사해도 부남진과 같은 결과였다. 서제평이 부남진의 아들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 서씨 집안은 A시에 수년 동안 있었고 부씨 집안은 그 후에서야 A시에 와서 발전했다. 두 집안은 교차점이 없었다. 부남진은 단지 그녀를 생명의 은인으로 보고 아쉬움에 이렇게 하는 것일까? 한시안은 조급해졌다. 간만에 한송이가 귀찮게 하지 않으니 그나마 주위가 조용해졌다. 하지만 왠지 이상하다고 느꼈다. 이런 행동이 그 계집애의 성격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시안이 한송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송이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 “엄마.” “뭐 하는 거야? 너의 아버지가 또 서정희를 데려온 것은 알아?” 한송이는 송희재의 몸을 밀치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 천한 년을 쉽게 내치지 못할 줄 알았어요! 아빠가 나에게 계속 화낼까 봐 그러죠...” “아무튼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 지금 기분이 매우 안 좋아.” 한송이의 얼굴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 “엄마, 다시 부씨 집안에 갈 방법을 찾았어요.” “무슨 방법?” 한시안은 의아한 듯 물었다. “조만간 알게 될 거예요.” 한시안은 마음이 불안했다. “너 이 녀석, 또 무슨 궁리하는 거야? 경고하는데...”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저도 많이 컸어요. 예전처럼 함부로 굴지 않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도 곧 저를 데리러 오실 거예요.” 한송이의 목소리가 차분한 것을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