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6장

방으로 돌아온 서정희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염정훈, 이럴 줄 알았으면 왜 그때 그렇게 행동했어? 지금 그녀는 결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비록 이 사람이 그녀의 전남편일지라도 말이다. 염정훈은 눈 덮일 때까지 한참을 눈 속에 서 있다가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스스로 저지른 죄이기에 스스로 죗값을 치를 수밖에 없다. 한편, 서재에 있는 부남진의 안색은 매우 차가웠다. 한시안이 옆에서 그를 다독였다. “남진 씨, 이 일은 나도 몰랐어요. 그렇게 보지 말아요. 그 계집애가 서프라이즈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게 이런 일일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내 생각이 짧았어요.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부장성도 어이가 없었다. “이번에는 동생이 너무 성급했어요. 송희재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우리 탓이에요. 송희재는 그 틈을 노렸고요.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임신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것도 송희재의 아이를요!” “맞아요. 분명히 그때 약을 먹었다고 나에게 얘기를 했어요. 그때는 임신했을 리가 없어요. 남진 씨,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남진은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하기는 뭘 어떡해? 나는 이미 말했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딸이에요. 정말 이대로 내칠 수 있어요?” “길은 자기가 선택하는 거야.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가르쳐? 개돼지는 몇 번 가르치면 바로 이해해. 하지만 송이는 고작 송희재의 몇 마디 말에 속아 넘어갔어. 내가 봤을 때 어릴 때부터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래. 고생 좀 해봐야 알 거야.” 부남진은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번 일은 이미 이렇게 결정했어. 앞으로 한송이는 더 이상 내 딸이 아니야. 경고하는데 너희들도 쓸모없는 일은 하지 마.” “아버지, 알겠습니다.” 한시안은 부장성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장성아, 너의 하나뿐인 친여동생이야. 정말 이대로 버릴 거야?” “어머니, 송희재는 절대 좋은 인간이 아니에요. 야망이 너무 커요. 부씨 집안 사위가 되는 순간 그 직위